미 정부, 사이버 전쟁에 민간 기업 참여 장려
등록 2026.08.14 07:11:23
군과 정보기관으로 한정하던 공격 작전
민간 기업까지 참여 허용하는 '정책 대전환'
중·러 관행 모방…'무력 공격' 수준은 불허
![[서울=뉴시스] 해킹 공격으로 잠긴 노트북 화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미 정부가 사이버 공격 작전에 민간 기업 참여를 장려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202_web.jpg?rnd=20260807165004)
[서울=뉴시스] 해킹 공격으로 잠긴 노트북 화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미 정부가 사이버 공격 작전에 민간 기업 참여를 장려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정부가 기업들에게 해킹 범죄자들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2일 늦은 시간에 서명한 국가안보 각서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이 특정 조건 아래 법무부와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외국의 사이버 범죄 집단을 상대로 해킹을 수행하게 된다.
또 이러한 공격을 통해 범죄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동시에 정보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교란하거나 조작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특정 유형의 해킹 작전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가상 기반시설과 물리적 기반시설도 포함된다.
법무부·국토안보부와 계약 체결한 뒤 수행
기존 정책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우선시했으며 공격적인 사이버 작전은 미군과 정보기관에 한정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수개월 전부터 대략적인 방향으로 예고해 온 정책 전환에 구체적인 내용을 더한 것이다.
민간 부문이 보다 직접적으로 사이버 공격 활동을 하도록 역할을 부여한다는 개념은 몇 년 전부터 거론돼 왔지만 미 정부가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은 없었다.
이러한 조치가 더 많은 사이버 분쟁을 촉발하고, 미국 기업의 법적 책임과 국제법상 책임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예측하지 못한, 그리고 잠재적으로 확전으로 이어질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 각서는 이러한 우려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다만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계속 증가하는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민간 부문의 창의성”을 활용하려는 정책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 기업들이 디지털 전장에서 무제한적인 공격을 벌이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기업이 수행할 수 있는 행위는 비교적 제한적으로 규정돼 있다.
참여 기업은 먼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심사를 받아야 하며 위반할 경우 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부와의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공격에 나서기 전에 법무부와 국토안보부 당국자들로부터 서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사망이나 중대한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거나, 국제법상 무력 사용 또는 무력 공격에 해당하는 수준에 이르는 공격은 허용하지 않는다.
백악관은 각서를 공개하지 전 언론에 각서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으며 작전이 “정보에 근거해” 수행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각서 작성에 참여한 아만다 네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사이버 정책 담당 국장은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글에서 이번 각서가 “사이버 범죄와 사기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미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행엔 많은 어려움 예상
여러 문제 가운데 하나는 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정부의 자체 보안기관에 부여된 권한을 넘어서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한 전직 고위 미국 정보당국자가 말했다.
한편 각서에는 민간 부문의 해킹과 연방정부 자체 작전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절차를 규정한 기밀 부속서가 포함돼 있다.
각서는 또 공격 대상이 외국 정부와 별개의 조직으로 간주되는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제한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직과 외국 정부 사이의 연계가 있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정보가 존재하는 경우는 예외다.
일부 전직 당국자들은 이번 조치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에 대응하려는 것이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단기적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작전 속도 군만으로 감당 못해"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사이버 적대국들이 취해 온 방식을 어느 정도 채택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정보기관이 국가안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민간 부문에서 계약을 맺은 해커들에게 오랫동안 의존해 왔다. 부분적으로 국가가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방위기술 기업들도 국가안보국과 미국 사이버사령부를 지원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러한 관계는 일반적으로 해킹 도구와 사이버 정보, 해킹 기술을 미국 정보기관과 군에 제공하는 형태였으며, 사이버 작전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중국의 해킹 생태계를 연구하는 다코타 캐리는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보안 정책을 모방한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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