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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 잇따르는 노란봉투법…시행령 보완 놓고 입장차

등록 2026.08.16 14:00:00수정 2026.08.16 14:08:24

중노위 재심 '사용자성 인정' 60%…행정소송 7건 진행

한화오션 '인정', 화성시 '불인정'…노사 모두 행정소송

李, 시행령 '구체적 기준' 주문…노동계 "노동3권 축소"

전문가 "시행령 별도 마련, 법 취지와 충돌될 수 있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08.1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08.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잇따라 인정하는 가운데, 최근 일부 기업들이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법적 분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개정 노조법의 시행령을 손질할 것을 지시했지만, 시행령으로 사용자성 판단 기준 등을 구체화할 경우 노란봉투법 취지와 충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노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진행된 중노위의 개정 노조법 관련 재심 판정은 총 49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판정은 29건이었고, 18건은 기각, 2건은 취하됐다. 중노위 판정 중 59.1%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것이다.

재심에서도 사용자성이 인정되자 일부 기업은 행정소송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10일까지 개정 노조법 관련된 행정소송 접수 건수는 7건이다. 이 중 기업이 5건, 노동조합이 2건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판정일부터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판정서를 송달하며, 이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기에 중노위의 재심 판정부터 행정소송 제기까지는 45일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정소송으로 넘어간 7건 모두 6월 진행된 중노위의 재심 사건으로, 7월 진행된 재심 판정 역시 소송전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

'실질적·구체적' 명확한 기준 없어…李, 시행령 마련 요청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사용자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명시했다. 또 노동쟁의 대상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포함해 쟁의 범위를 확대했다. 다만 시행령에는 '실질적·구체적'과 '사업 경영상의 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이런 모호함으로 인해 노사 모두 행정소송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사용자성을 인정한 중노위의 결정에 불복해 지난달 20일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을 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제기된 '1호 행정소송'이다.

중노위는 당시 재심에서 '노후 시설 및 설비 등 근무장소의 여건 개선' 의제에 대해 하청인 웰리브 근로자들에 대한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웰리브는 한화오션 내 급식과 출퇴근 버스 운행, 시설관리 등을 맡는 도급업체다.

중노위는 웰리브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조리실·세탁실 등 시설·설비를 독자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화오션이 웰리브에게 시설·장비·비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중노위는 한화오션이 웰리브 근로자들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봤다.

공공연대노조는 화성시체육회 소속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재심 판정에 불복해 6일 행정소송에 나섰다.

공공연대노조는 재심 당시 화성시가 지도자들의 인건비와 수당 재원을 지원하고, 화성시체육회의 예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임금 등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노위는 화성시가 지원하는 예산이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역할에 해당하고, 생활체육지도자의 임금은 화성체육회와 노조의 협약 등을 통해 결정된다며 공공연대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식·세탁 등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하청의 시설·설비와 관련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근로자의 핵심 근로조건인 임금 재원을 지원하는 원청은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시행령에 사용자성과 노동쟁의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판정이 엇갈리면서, 노사 모두 중노위의 판단에 불복해 법원에 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김 장관에게 노동쟁의의 구체적 범위와 사례 등을 개정 노조법의 시행령에 명시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구체적 기준을 세우라는 요청에 이어 다시 한 번 시행령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김 장관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다음날 열린 기후노동위 전체회의에서도 김 장관은 "업무지침으로도 충분히 모호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통령께서 지침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런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 "시행령 마련은 대기업 봐주기"…전문가들 '우려'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노동계는 정부의 개정 노조법 시행령 검토에 즉각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3일 성명을 내고 "시행령이든 법 개정이든 대기업 봐주기"라며 "노동3권을 축소하는 방향의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쟁의 범위를 사전에 좁게 못 박는 것 자체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모호함을 이유로 범위를 좁히는 순간, 이는 노동기본권 후퇴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전문가들 또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용자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만들어놨는데, 시행령으로 이를 세세하게 나누면 개정 노조법 자체와 충돌된다"며 "시행령에서 세부 기준을 만들어도 노조에서는 개정 노조법 자체를 근거로 두면서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정 노조법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모법에서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시행령으로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노동시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 개정 노조법은 시행령 손질만으로 고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시행령은 개정 노조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기 때문에, 시행령에 새로운 기준을 설정한다면 개정 노조법의 취지와 충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시행령뿐만 아니라 시행규칙이나 지침 등을 포함해서 검토하는 중"이라며 "법적 규범력이나 실효성,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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