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고 싶어도 못한다"…美 건강보험 때문에 발목 잡혀
등록 2026.08.16 13:28:30수정 2026.08.16 13:32:24
![[뉴욕=AP/뉴시스]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미국 의료보험 프로그램인 ‘Affordable Care Act’ 웹사이트 페이지들이 나타나 있다. 2025.08.19.](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1291527_web.jpg?rnd=20260816113133)
[뉴욕=AP/뉴시스]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미국 의료보험 프로그램인 ‘Affordable Care Act’ 웹사이트 페이지들이 나타나 있다. 2025.08.19.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미국 근로자 약 2300만명이 건강보험 혜택을 잃을까 봐 그만두고 싶은 직장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는 웨스트헬스·갤럽 미국 의료센터가 낸 보고서를 인용해 직장 기반 의료보험에 가입한 미국 근로자의 약 24%, 즉 2300만명가량이 이른바 '직업 고착'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 16%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직업 고착을 건강보험 상실 우려 때문에 이직을 원하면서도 직장에 남아있는 상태로 정의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보고서는 "미국에서 직장 고착 현상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자 4명 중 거의 1명이 건강보험 유지를 위해 떠나고 싶은 직장에 계속 다니고 있다고 답했다"며 "이는 근로자 이동성과 생산성, 창업, 임금 상승을 가로막는 강한 제약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치솟는 의료비로 가계 형편이 팍팍해진 상황과 맞물려 나타났다. 응답자 절반가량은 꼭 필요한 진료나 처방약값을 제때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향후 1년간 의료비 부담을 걱정한다고 답한 비율도 51%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형편이 어려운 근로자일수록 직장에 갇혀 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뚜렷했다. 의료 부채가 있는 근로자 중 44%가 직장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답했는데, 이는 의료 부채가 없는 근로자(21%)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의료비를 "심각한 재정적 부담"으로 꼽은 응답자 중에서도 절반가량이 이런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의료비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응답자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53%까지 올라갔다. 만성질환이 있는 근로자들도 직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강했다. 만성질환을 하나라도 앓고 있는 근로자의 약 29%가 이직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만성질환이 없는 근로자(17%)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세 가지 이상 질환 진단을 받은 근로자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41%까지 뛰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건강보험 때문에 원치 않는 직장에 남아있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30%로 남성(20%)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27일부터 12월22일까지 미국 성인 566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직장에서 의료보험을 제공받는 근로자 2322명의 응답을 따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 영향은 사기 저하를 넘어 노동시장 효율성과 승진 기회,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보험 적용이 고용과 맞물리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 노동자들이 기회보다 보험을 기준으로 진로를 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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