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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피해자 3명 중 1명은 친밀관계서…"가해자 신속 분리해야"

등록 2026.08.28 14:00:00수정 2026.08.28 14:18:24

성평등부·법무부·경찰청, 제1차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

2024년 친밀관계 살인 34.4%…유럽 주요국보다 높아

경찰 선조치·가해자 퇴거·상담 의무화 등 해외사례 제시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폭력 이후, 법원의 시간-젠더폭력 사건의 양형 기준과 판결을 들여다보다'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폭력 이후, 법원의 시간-젠더폭력 사건의 양형 기준과 판결을 들여다보다'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국내 살인 피해자 3명 중 1명은 배우자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교제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법원 결정 전이라도 경찰이 고위험 가해자를 신속하게 분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 경찰청은 28일 오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제1차 관계기관 합동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를 열고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보호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한민경 경찰대 행정학과·치안대학원 범죄학과 교수는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보호조치의 실효성 제고 및 기관별 역할 강화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전체 살인 피해자 219명 가운데 74명(34.4%)이 친밀관계에서 살해됐다. 2023년에도 전체 살인 피해자 205명 중 74명(35.1%)이 친밀관계 살인 피해자였다. 각종 피해자 보호조치가 강화됐지만 친밀관계 살인이 전체 살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유럽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친밀관계 살인 비율은 높은 수준이었다.

2024년 기준 전체 살인 피해자 중 친밀관계 살인 피해자 비율은 영국 12.8%, 독일 21.1%, 스페인 15.2%, 이탈리아 21.4%, 프랑스 14.3%였다. 우리나라는 34.4%였다.

이들 유럽국가의 친밀관계 살인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2023년 85.4%, 2024년 83.9%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친밀관계 살인 피해자의 성별 구분 통계가 작성되지 않고 있다.

교제폭력은 가정폭력보다 피해 양상도 다양했다.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폭행·상해가 71.7%를 차지한 반면 교제폭력은 폭행·상해가 37.5%, 스토킹이 25.0%였다. 협박·공갈, 디지털성폭력, 강간·강제추행, 주거침입, 손괴 등 다양한 형태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 교수는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를 다른 장소로 피신시키는 방식뿐 아니라 고위험 가해자를 신속하게 분리·관리하는 해외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표적으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친밀관계폭력 피해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경찰 단계의 자유박탈적 강제처분을 도입했다. 주 경찰법에 근거해 퇴거조치 등의 집행과 연동해 경찰이 유치를 결정하고 법원이 사후 승인하는 방식이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퇴거명령·접근금지 등 기본적인 피해자 보호조치를 경찰이 먼저 결정한다. 호주 빅토리아주는 피해자 보호조치의 신청·발부·송달에 소요되는 시간 동안 특정 장소나 경찰서에 체류하도록 명할 수 있으며, 해당 지시에 불응할 경우 체포·유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해자에게 긴급숙소를 제공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호주에서는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퇴거한 가해자에게 최대 14일간 긴급숙소를 제공하고, 숙소에 머무는 동안 상담이나 자조모임 등을 연계한다.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 주거지로 돌아가는 것을 막으면서 재범 위험도 낮추려는 취지다.

가해자에 대한 상담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있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경찰이 친밀관계폭력 위험을 낮추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가해자에게 상담 참여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상담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 밖에도 영국에서는 현재 교제 상대방의 가정폭력 전력 등에 대해 경찰에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이른바 '클레어법'을 운영하고 있다.

친밀관계폭력 등에 따른 사망을 분석하는 '사망검토제'도 있다. 개별 기관이나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 기관의 대응과 공백, 위험요인과 패턴을 확인하고 기관 간 협력적 대응을 위한 권고안을 도출해 유사한 친밀관계폭력 사망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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