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에 국가부채까지…글로벌 국채금리 수십년래 최고
등록 2026.09.02 10:43:58수정 2026.09.02 12:02:24
日 10년물 3%·英 30년물 5.9%…美 10년물도 4.8%
이란전쟁發 인플레에 주요국 금리 인상 전망까지 겹쳐
선진국 공공부채 GDP 100% 상회…AI 회사채 공급도 부담
![[서울=뉴시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를 기록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2026.09.02.](https://img1.newsis.com/2021/09/29/NISI20210929_0017996880_web.jpg?rnd=20210929114659)
[서울=뉴시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를 기록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2026.09.02.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요국의 막대한 국가부채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세계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를 기록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26%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은 한때 5.9%까지 치솟아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장중 한때 4.8%에 도달해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물 역시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 부근에서 움직였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촉매는 이란전쟁 재격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공격을 재개하면서 브렌트유는 이날 4.6% 오른 배럴당 94.65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약 30%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물가는 14.3% 급등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란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3분의 2로 보고 있다.
선진국 부채 GDP 100% 넘어…국채시장 '악순환' 우려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돌파해 GDP의 120%를 넘어섰다. 프랑스의 공공부채도 3조5000억유로를 웃돌며 GDP의 117%에 달한다. 일본 역시 GDP의 두 배가 넘는 공공부채를 안고 있으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국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소비세 인하 등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가 국가부채를 더욱 늘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각국 정부의 국채 발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가 국채 공급과 금리를 끌어올리고, 높아진 이자 비용이 다시 정부 재정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 투자 붐도 글로벌 채권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떠올랐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국채와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금리 상승은 정부의 이자 부담에 그치지 않고 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글로벌 증시도 일제히 하락해 S&P500지수는 0.7%, 나스닥100지수는 1.3%, 범유럽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6%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채권시장이 결국 각국 정부에 재정지출을 줄이라는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들이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을수록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릭 로버트슨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도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바로 그 시점에 모두가 차입을 늘리고 있다"며 "재정 상황은 어느 곳에서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근본적인 요인이 바뀌기 전까지 장기 국채금리를 붙잡아줄 앵커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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