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세계 경제, 에너지 위기 충격 버틸 여력 소진

등록 2026.09.18 07:18:54

이란 전쟁 촉발 에너지 위기 간신히 버텨왔으나

사우디 수출 위축, 세계 비축량 바닥에 지속 불가능

고유가 지속→물가 상승→금리 상승 악순환 촉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이용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6.09.1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이용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부족에 전 세계가 비교적 잘 대응해왔으나 더 이상은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충격은 전 세계 에너지 흐름에 큰 차질을 일으켰다.

그러나 유가 급등, 중동 지역의 확산되는 분쟁, 연료 부족과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경제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고 대부분의 경제는 간신히 버텨냈다.

그러나 전망이 어두워지는 동시에 대처할 여지도 줄어들고 있다. 불과 지난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핵심 송유관을 폐쇄해야 했다. 후티는 또 홍해의 주요 전략 거점을 장악해 석유 해상 운송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또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 추진되던 협상이 결렬되면서 유가가 배럴당 110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아시아에서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 순환 단전과 배급제, 격렬한 시위를 촉발했다.

지금까지는 수요를 완화하고 석유 공급을 늘리기 위한 몇 가지 핵심 조치가 극단적인 가격 상승과 심각한 공급 부족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됐다.

우선 중국이 석유 수입을 크게 줄인 것이 중요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은 석유 비축을 중단하고 자체 비축량에 의존하면서 세계 석유시장에 가해지는 압력을 중요한 시점에 완화했다.

동시에 미국과 일본, 유럽 전역의 국가들은 가격이 더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 비축량을 사용했다.

이런 조치 덕분에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출의 약 80%가 향하는 아시아조차 대체로 필요한 공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저장량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걸프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과 같은 대체 운송 경로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어도 내년까지는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 이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또 연료와 비료 같은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올라 식품과 운송비용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다.

중동의 에너지 운송 경로에 차질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5.2%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과 영국,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3.5~4% 수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우려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압박에 시달린다. 이에 따라 차입 비용이 늘면서 경제가 둔화할 것이다.

이는 이미 경기침체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독일과 같은 국가에 타격이 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석유 공급 부족을 완충할 여력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 정제 시스템이 “한계까지 몰려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공장 공격도 공급 압박을 가중시켰다. 정제유 생산 능력이 30% 줄어든 러시아는 경유 수출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미국의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간 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을 내리기 위해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미국 내 경유 가격은 일시적으로 낮아질 것이지만 해외 구매자가 사라지면 정유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게 되면서 세계적인 공급이 더욱 빠듯해질 전망이다.

수출 금지는 미국산 경유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라틴아메리카에 특히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어느 지역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페르시아만 경제는 이미 이란 전쟁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다. 액화천연가스의 주요 수출국인 카타르의 경제는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올해 8.6%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제는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8% 위축됐다.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가장 큰 경제 충격을 당할 전망이다.

에너지와 비료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아프리카 모든 국가들에서 결국 수확량이 줄면서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엘니뇨로 인해 내년에 약 50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재정적자는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수십억 달러를 연료 보조금에 투입했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서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무엇보다 전 세계의 금리와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동안 최악의 경제적 타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던 미국도 결국은 충격을 받게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