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AI, 인류에 실존적 위험 될 수도"…IPO 신고서에 90여쪽 경고
등록 2026.10.27 10:35:58수정 2026.10.27 11:58:25
자기보존·협박 유사 행동 가능성까지 명시…"보험업계 전체도 감당 못 할 수도"AI가 의료 혁신·생산성 향상 이끌 것…인류 발전에 낙관론 제시
AI 인프라 투자 약정 1059조원 넘어…일반 주주 의결권도 제한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공개한 IPO 증권신고서 가운데 90여 쪽을 위험 요인 설명에 할애했다. 사진은 앤트로픽 CEO 겸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2026.10.27.](https://img1.newsis.com/2026/06/11/NISI20260611_0001325950_web.jpg?rnd=20260815171614)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공개한 IPO 증권신고서 가운데 90여 쪽을 위험 요인 설명에 할애했다. 사진은 앤트로픽 CEO 겸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2026.10.2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자사 기술이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부담과 일반 주주의 경영 참여를 사실상 제한하는 이례적인 지배구조도 공개했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공개한 IPO 증권신고서 가운데 90여 쪽을 위험 요인 설명에 할애했다. 여기에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사이버 공격과 생물학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회사는 "충분히 발전한 AI 시스템은 적절한 안전장치와 감독, 보안 조치 없이 개발·배포·운영될 경우 인류에 재앙적이거나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모델이 작동 중단을 피하려는 '자기보존' 행동을 보이거나 정보를 은폐·조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간이 AI의 작동을 계속 허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협박과 유사한 답변을 생성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앤트로픽은 AI 관련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지나치게 커 보험사 한 곳은 물론 보험업계 전체가 손해를 보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AI가 기존 기술보다 훨씬 큰 경제적 혼란을 초래하거나 권위주의 정권이 이를 활용해 첨단 감시국가를 구축하고 억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다만 앤트로픽은 그동안 강조해 온 AI의 위험성뿐 아니라 기술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도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공동 창업자 7명은 신고서에 첨부한 창업자 서한에서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기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AI가 생물학과 의학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가속해 암과 알츠하이머병, 심장병, 희귀 유전질환 등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 공공서비스 개선 등도 주요 혜택으로 제시했다.
NYT는 AI의 위험성을 강조해 온 아모데이 CEO가 최근 기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이 상장을 통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려는 상황에서 AI의 잠재적 혜택을 투자자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 AI 투자에 1000조원대 약정…매출 성장세는 둔화
앤트로픽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위해 총 8000억 달러(약 1058조7200억원)가 넘는 규모의 계약과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WSJ에 따르면 향후 7~10년간 컴퓨팅 용량 확보 계약에 따라 지급해야 할 금액만 4750억 달러(약 628조6150억원)를 넘고, 대부분은 실제 사용량과 관계없이 취소할 수 없다.
구글과 아마존은 관련 계약을 통해 향후 각각 약 1100억 달러(약 145조5740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AI와 체결한 계약 규모도 2029년까지 최대 1205억 달러(약 159조4697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계약은 양측이 90일 전에 통보하면 해지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컴퓨팅 자원을 사업의 '핵심 투입 요소'로 규정하면서 막대한 투자 규모가 언뜻 무책임해 보일 수 있지만 '대담하면서도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3억 달러(약 21조5714억원)로 전년 동기 12억 달러(약 1조5881억원)에서 약 13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807억 달러(약 106조7984억원)에 달했으나, 이는 주로 자금 조달 계약과 관련된 회계상 평가액 변동을 반영한 것이다.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21억 달러(약 2조7791억원)에서 6억9300만 달러(약 9171억원)로 줄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10억 달러(약 1조3234억원), 영업이익률 8%를 기록했다.
다만 성장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9개월간 매출은 330억 달러(약 43조6722억원)를 넘었지만, 분기 매출 증가율은 1분기에서 2분기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데 비해 2분기에서 3분기 사이에는 약 50%로 낮아졌다.
앤트로픽은 지금까지의 급성장이 AI의 '초기 도입 단계'를 반영한 것일 수 있으며, 향후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올해 첫 9개월간 전체 매출의 25%가 고객 5곳에서 발생하는 등 일부 대형 고객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 상장 후에도 창업자 경영권 유지…일반 주주 영향력 제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 구성원 7명 가운데 4명은 별도로 설립된 '장기이익신탁'이 선임하고 해임할 권한을 갖는다. 나머지 3명도 공동 창업자 7명이 사실상 결정한다.
창업자들은 특별 주식 1주를 통해 전체 의결권의 50.1%를 확보하고 있어 이사 선임뿐 아니라 대부분의 주주총회 안건에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FT는 이러한 구조가 일반 주주들에게 회사의 의사결정을 통제할 권한을 사실상 부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 창업자들도 신고서에서 이익 극대화와 공공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결정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어긋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1조5000억~2조 달러(약 1985조1000억~2646조8000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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