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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팜캐드 "mRNA는 새 패러다임…AI로 기간 확 줄인다"

등록 2021.10.27 07:30:40수정 2021.10.27 10: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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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형·우상욱 팜캐드 공동 대표 인터뷰

"컴퓨터로 디자인한 물질 첫 임상 진입"

AI, 백신 개발에 유용…항암백신 컨소시엄 구성 중

박사급 인력만 35명…전문성 차별화

내년 국내 증시 상장 계획

팜캐드 권태형 대표(왼쪽)·우상욱 대표 (사진=팜캐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팜캐드 권태형 대표(왼쪽)·우상욱 대표 (사진=팜캐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mRNA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고, AI(인공지능)는 mRNA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AI 신약개발 기업 팜캐드의 우상욱·권태형 공동 대표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8월 말, 국내 바이오 벤처 아이진의 mRNA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 AI로 이 백신의 mRNA 항원을 설계해서 후보물질 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팜캐드다. 팜캐드는 작년 2월 아이진으로부터 의뢰 받아 두 달 후인 4월에 최적화된 mRNA 염기서열을 전달했다.

우 대표는 "컴퓨터로 디자인한 물질이 실제 임상에 들어간 최초 사례다"며 "앞서 영국 AI 기업 엑센시아의 물질이 임상 단계에 진입했지만 mRNA 염기서열 설계와 저분자화합물 도출은 매우 결이 달라, 컴퓨터 디자인 물질의 임상 진입은 최초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mRNA(전령 RNA) 백신은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아서 이를 전달하는 전령 역할을 하므로, 유전정보의 설계가 관건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담은 mRNA는 사람의 세포로 들어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든다. 이를 바이러스 침입으로 착각한 우리 몸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낸다. 백신에 의해 만들어진 스파이크 단백질이 '항원'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RNA는 염기(유전물질의 기초적인 구성 성분)들이 수 만 개 늘어선 염기 사슬로, 이 유전자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게 시퀀싱(Sequencing) 작업이다.

팜캐드는 mRNA 항원설계를 담당했다. 자체 AI 플랫폼 '파뮬레이터'를 이용해서 백신 항원 단백질을 예측하고, 그 전사체인 mRNA 시퀀스(염기 서열)를 선정했다. 이후 백신 전용 플랫폼인 '팜백'을 통해 백신 후보물질을 설계했다. 아이진은 팜캐드가 디자인한 mRNA를 리포좀 기반 전달체 기술을 활용해 개발할 계획이다.

우 대표는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염기서열은 수 만개 조합이 가능하다"며 "우린 체내에 들어갔을 때 열역학적으로 가정 안정적인 mRNA 서열을 찾아 제안했다.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각 부분의 최적 염기서열 및 이들을 모두 합한 전체 서열을 제공했다. 아이진은 모더나·화이자와 같은 방식의 시퀀스를 선택한 만큼,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염기서열 최적화 과정에선 팜캐드의 백신 개발 AI 플랫폼인 팜백(PharmVAC)이 활약했다.

권태형 대표는 "팜백은 RNA 서열의 3차원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약물전달시스템 안에 들어갔다가 잘 나오는지 등을 예측한다"며 "현재 3차원 구조 예측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내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소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AI, 백신 개발에 유용…항암백신 컨소시엄 구성 중


팜캐드 우상욱 대표(사진=팜캐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팜캐드 우상욱 대표(사진=팜캐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팜캐드는 코로나19를 넘어 mRNA 항암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다. 항암 은 전 세계적으로 mRNA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 중인 분야다.

권 대표는 "팜백 개발이 가시화되면 연말 혹은 연초에 세미나를 연 후 동시에 항암 백신 컨소시엄을 발표할 예정이다"며 "팜캐드 외에 제약회사, 생산시설을 갖춘 업체가 함께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업에서 mRNA 염기서열 최적화에 대한 문의 및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며 "AI가 없으면 초기 연구 과정이 너무 길어서다. AI 없이 항암백신을 개발하려면 10년 이상 걸리겠지만 AI가 투입되면 4~5년으로 줄일 수 있다. AI가 없었다면 아이진의 후보물질도 두 달 만에 설계되지 못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AI는 백신 개발에 유용하게 쓰이며 확대될 것이다"며 "mRNA가 세포 내로 전달되기 위해선 지질나노입자(LNP)라는 약물전달시스템이 필요한데, 미리 RNA와 LNP의 최적의 조합 비율을 3차원으로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mRNA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봤다. 우 대표는 "RNA는 뉴 패러다임이 확실하다"며 "다만 RNA를 받쳐줄 약물전달시스템, RNA를 표적하는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le), RNA 시퀀스 디자인이 함께 정비돼야 한다. 즉 RNA의 부대 장치까지 같이 정비돼야 진정한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팜캐드 권태형 대표 (사진=팜캐드 제공)

[서울=뉴시스]팜캐드 권태형 대표 (사진=팜캐드 제공)


박사급 인력만 35명…내년 국내 증시 상장 계획

팜캐드는 mRNA 외에도 휴온스와 프로탁(PROTAC)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개발, 삼양홀딩스와 약물전달시스템 연구, 카이노젠과 면역항암제 신규 후보물질 도출 연구, 뉴로벤티와 새로운 자폐 스펙트럼 장애증 후보물질 발굴, 아델과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와 혈액 항응고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팜캐드는 인력 개발에 최우선 투자하며 다음 단계 도약을 꾀하고 있다. 현재 팜캐드의 신약 개발, 분자동역학, AI 등 박사(Ph.D)급 인력만 35명에 달한다. 해외법인을 포함한 전체 인력은 79명이다. mRNA 팀 역시 6명의 박사급 인력을 확보했다.

권 대표는 "인력 구성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또 의뢰받은 후 50주 내 협력사에 후보물질을 전달하고, AI 도출 물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사·침투·독성 검증 및 합성 과정을 거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상장도 추진 중이다. 앞서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누적 250억원을 투자받았다. KTB네트워크, DSC인베스트먼트, KB증권 등 재무적 투자자 외에도 휴온스와 삼양홀딩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했다.

권 대표는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내년 1분기에 받고 2분기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 예정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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