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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 부임 첫 시즌 정규리그 1위 이끈 '김상식 리더십'

등록 2023.03.26 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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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대행' 꼬리표 떼고, 친정팀 맡아 첫 정규리그 1위

고른 선수 기용 통한 '관리'로 시즌 내내 선두 독주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15년 만에 친정팀 지휘봉을 잡고 돌아온 김상식 감독의 '리더십'이 안양 KGC인삼공사를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놨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역대 세 번째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인삼공사(36승16)는 26일 창원 LG-서울 SK의 경기에서 2위 LG가 SK에 69–74로 패하면서 잔여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16~2017시즌 이후 6년 만이다.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다. 인삼공사는 개막 첫 날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는 KBL 역대 세 번째로 앞서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 2018~2019시즌 울산 현대모비스가 기록했다.

인삼공사는 앞서 3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3위에 오르고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설 정도로 강팀으로 군림했다.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서울 SK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인삼공사의 독주를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김승기 전 감독과 주포인 전성현이 나란히 고양 캐롯으로 떠나면서 전력 누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반전을 만든 건 15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상식 감독의 지도력이었다. 김 감독은 인삼공사의 전신 SBS, KT&G에서 선수, 코치, 감독대행을 경험했다.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김 감독은 코트에서 뛰는 선수 5명이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여 기회를 창출하는 '모션 오펜스'로 시즌 내내 인삼공사의 독주를 견인했다.

특히 전성현의 공백을 또 다른 대체 선수 1명에게 맡기지 않고, 고른 선수 기용으로 2~3명이 몫을 나누도록 했다. 선수 여러 명이 고루 점수를 올리며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유지했다.

모션 오펜스의 단점인 체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던 것도 폭넓은 선수층을 활용한 체력 관리 덕분이었다.

이는 인삼공사는 정규리그 개막 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원동력이기도 하다. 1라운드에서 8승1패를 거두며 일찌감치 탄탄한 전열을 자랑했다.

또 빡빡한 일정 속에 이달 초 끝난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에서도 흔들림 없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는 저력을 보였다.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자율을 앞세운 김상식 감독 특유의 리더십도 인삼공사 독주 비결로 꼽힌다.

김 감독은 선수의 의견을 듣고, 선수간 소통을 유도했다. 또 팀 훈련을 줄이고 개인 훈련을 늘렸다. 통제가 아닌 자율로 효율성을 높였다.

부임 후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함께한 오마리 스펠맨, 대릴 먼로과 동행을 이었다.

덕분에 처음 지휘봉을 잡았지만, 외국인 선수의 적응 등 변수 없이 빠르게 팀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에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렌즈 아반도가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우승에 이바지했다.

실업 기업은행과 프로 광주 나산, 안양 SBS 등에서 슈터로 활약한 김상식 감독은 은퇴 후 2004년 SBS 코치로 지도자 길을 걸었다.

안양 KT&G, 대구 오리온스, 서울 삼성에서 감독대행을 지냈고, 2008년 오리온스 감독을 역임했다.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사진=KBL 제공)

하지만 2008~2009시즌 오리온스에서 16승29패로 한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엔 국가대표 코치로도 활동하다 2019년부터 2021년 1월까지 대표팀 감독을 맡아 25년 만에 한국의 월드컵 본선 승리를 지도하기도 했다.

'대행 전문'이란 꼬리표가 늘 붙었지만, 다양한 경력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계기도 됐다.

국가대표 출신 김영기 전 KBL 총재의 아들인 김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특혜 시비나 구설에 오르는 걸 극도로 부담스러워해 자리를 사양한 경우가 많다.

인삼공사를 통해 시작한 '제2의 지도자' 발걸음이다. 내친김에 챔피언결정전까지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지금 기세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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