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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비싸" "토허제 때문에"…급매물 나와도 '거래 절벽'

등록 2026.02.04 06:00:00수정 2026.02.04 06: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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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부동산과 전쟁 선포…연일 다주택자 압박 수위 높여

시세 낮춘 급매물에도 '매수' 대신 '관망'…불확실성 지속

세금 강화 기조에 이미 '매매' 대신 '증여'…매물 출회 한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3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 3구 아파트 매물은 1만8613건으로, 닷새 전(1만7988건)보다 3.5%(625건) 늘었다. 송파구는 3896건으로 5.5% 증가했으며,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3.4%, 2.4% 늘었다. 2026.02.0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3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 3구 아파트 매물은 1만8613건으로, 닷새 전(1만7988건)보다 3.5%(625건) 늘었다. 송파구는 3896건으로 5.5% 증가했으며,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3.4%, 2.4% 늘었다. 2026.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호가가 1~2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지만, 2~3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3일 최근 주택 거래 상황에 대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호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왔지만,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매수 대기자들이 급매물이 나왔더라도, 여전히 비싸다고 생각하는지 매수를 망설이는 분위기"라며 "일부 집주인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이후 버티면 집값이 더 오르는 학습효과 때문인지 여전히 호가를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고, 부동산 세제 개편 추진을 공식화하는 등 연일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서울 일부 단지에서 기존 호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전용면적 84㎡) 매물이 호가 43억원에 나왔다. 기존 매물 호가 45억원에 비해 2억원 하락했다. 또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전용면적 49㎡)는 기존 호가 대비 약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가량 낮은 23억원대의 매물들이 등장했다.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절세 매물'로 추정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오산"이라며 양도세 중과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부동산 세제 개편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감면 (하는 건) 이상해 보인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피력했다.

양도세 중과 이후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을 늘려 매물 출회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정부가 양도세 중과 시행을 기점으로 '세금 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강경한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는 등 사실상 부동산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집값 상승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의 압박에도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세금 부담 강화 기조에 따라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한 움직임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실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증여 건수는 8491건으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5.35%(5550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하반기에 집중됐다.

또 지난해 10·15 대책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뚜렷해지고, 수요 우위 시장이 굳건한 상황이라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기존 호가 대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물이 나오더라도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제한적이다 보니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전·월세 세입자가 있는 경우 당장 매물을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 일부가 절세 매물로 나올 수 있지만, 시장의 변화를 줄 정도로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다주택자 중과 유예가 지난 4년간 이어지면서 보유 주택을 정리한 다주택자가 많고, 수년간 이어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시장에 나올 매물이 한계가 있다"며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거래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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