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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뿔났다'… 밥하다 뛰쳐 나온 광주 '유모차 부대'

등록 2016.11.26 20:01:08수정 2016.12.28 17: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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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관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2016.11.26.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관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2016.11.26.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엄마들이 뿔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26일 '5차 박근혜 퇴진 광주시국 촛불대회'에 참여한 2만여명의 광주 시민들 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거리로 나온 '유모차 부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모차 부대'는 보통 아이와 엄마의 상징인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아기띠를 매고 나온 엄마들을 일컫는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본격적으로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유모차 부대'는 세월호 참사를 거쳐 평화 시위와 전국민적 분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비가 내리는 추위 속에 비옷을 입고 촛불을 들고 아이들과 금남로에서 '박근혜 구속' '박근혜 퇴진'을 외친 이들은 "우리 아이들을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어 나왔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세 살배기 딸과 여섯살 딸을 유모차에 태워 나온 나선영(36)씨는 "이런 나라에서 산다는 게 거짓말 같다. 까도 까도 새롭고 충격적인 비리들이 나온다. 박근혜 퇴진에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아기띠를 매고 집회에 참여한 김혜정(37·여)씨도 "상식을 배신한 대통령이 버티고 있는지 답답하다"며 "국민들이 왜 분노하고 답답해하는지 보고 듣고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전했다.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정가비(44·여)씨는 "상식이 있고, 공정한 사회를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며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잘 뽑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온 국민이 절실히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흰 가면과 금색 왕관을 쓴 '엄마 부대'는 "이게 나라냐"를 함께 외쳤다.

 광주지역 엄마들의 모임인 '착한 엄마' 회원 20여명은 이날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닷' '밥하다 나왔슈' '엄마가 말(馬)은 못 사주지만 바른 세상 만들자' '엄마 망신 그만' 등의 손피켓도 흔들었다.

 이들은 "진짜 밥하다 나왔다. 너무 답답해서 우리 스스로 자녀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실의, 순실의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 만큼은 지켜주고 싶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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