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지배구조 더 개선해야"…글로벌 펀드 아티잔 파트너스 압박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2016.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의 아티잔 파트너스 등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글로벌 펀드의 지배 구조개선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이들은 이사회에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배치하고 주식예탁증서(depositary receipts)의 미국 상장 등 더 주주 친화적 경영을 할 것을 요구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아티잔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삼라 펀드매니저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독립성이 보장되는 최고경영자급 사외이사(C-suite executives) 3명을 이사회에 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지에서 삼성전자측을 대표하는 인사들과도 회동했다고 덧붙였다.
삼라 펀드매니저는 배터리 발화로 단종된 갤럭시 노트7의 문제는 삼성전자가 더 잘 운영됐다면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를 상대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더 늘리고, "주식예탁증서를 미국에 상장할 것(to list American depositary receipts)"도 요청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대동소이한 요구사항이다.
주식예탁증서는 외국에서 본국의 주식 대신 유통되는 증권을 뜻한다. 국내 주식의 국제적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유가증권이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할 때 국내 보관기관에 원주를 보관하도록 하고 외국의 예탁기관이 현지에서 유통할 대체증서를 발행하도록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식예탁증서는 영국(GDR)에는 상장돼 유통되고 있지만, 미국(ADR)에는 아직 상장돼있지 않다.
삼라 펀드매니저는 이어 “우리는 그들이 기업 지배구조를 현대화한다면 기꺼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들이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표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으로 “주식시장 상승세가 현재와 같이 전방위적일 때,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많은 종목이 올라 '숨은 진주'를 더 이상 발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 보유 종목의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들을 없애는 쪽으로 투자전략을 선회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라 펀드매니저는 550억 달러(약 65조2795억원)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21억 달러(약 2조4924억원 )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 펀드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종목이다. 삼라 펀드매니저는 지난 2008~2013년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시상하는 올해의 펀드매니저에 꼽혔다.
그는 앞서 글로벌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던 지난 2월 주식을 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일제히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때 역발상을 강조하며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였다. 삼라 펀드매니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저평가된 주식을 바구니에 쓸어 담으며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앞서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전자의 지주 회사 전환은 이사회에서 검토 중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라 펀드매니저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의 현금 보유 비중을 13%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최고치인 15%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증시 지수가 트럼프 당선 이후 지나치게 올라 차익을 실현하고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그의 견해는 때로 (투자의)방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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