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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 무죄에 성난 스페인 민심…수만명 거리로

등록 2018.04.29 0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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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로나=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시민들이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2018. 4.29

【팜플로나=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시민들이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2018. 4.2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스페인에서 18세 여성을 집단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던 남성들이 무죄 판결을 받자 수만명의 시민이 이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왔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전국 각지에서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와 법원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수만명의 시위대는 이날 "이것은 '성적 학대'가 아니라 '강간'이다(it's not sexual abuse, it's rape)"라는 구호를 내걸고 정부에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며 행진했다.

 팜플로나 경찰은 이번 시위에 3만2000명에서 3만5000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아무런 사고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 2016년 7월 팜플로나 지역 축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시작됐다.

 법원은 지난 26일 5명의 피고인들의 '강간(rape)'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대신 형량이 낮은 성적 학대(sexual abuse) 혐의를 적용,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범행 당시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을 판결의 이유로 들었다. 이에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결 이후 스페인 내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무죄를 선고한 판사들의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온라인 탄원서에는 12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스페인 제1야당인 사회당의 안드리아나 라스트라 대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수치스럽다"고 악평하면서 "이것은 가부장적이고 남성적인 문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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