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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선인 측, 검수완박 국민투표…입법 독주 부각·지지층 결집

등록 2022.04.29 11:43:21수정 2022.04.29 12: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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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강공 일관 '입법 독주' 프레임 부각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지지층 결집 효과도 노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2.03.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2.03.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들고 나오면서 여론전에 가세한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검수완박을 빌미로 사아 차기 정부 출범 후 '거대 야당 독주' 프레임을 부각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 효과도 노린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검수완박에 맞서 총대를 메고 연일 국민투표를 띄우고 나섰다. 장 실장은 검찰청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당일에는 "검수완박 국민투표를 당선인께 건의할 것(27일)"이라고 했다.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무력화된 다음날(28일)에는 재외국민 투표권 제한으로 인한 헌법불합치 결정에 근거해 '투표 불가' 입장을 내놓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에 "월권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선관위는 합의제 기관인 만큼 국민투표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 합의를 거치지도 않은 마당에 미리 불가라고 예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사실상 정치적 중립성을 요하는 선관위는 정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과 다름없다.

29일에도 장 실장은 "대통령의 권한인 국민투표 부의 권한을 국회에서 빨리 입법 보완 해줘야 한다"며 "그거는 여야 정쟁 거리가 아니고,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이지 않나. 국회에서 빨리 해줘야 된다"며 국회를 압박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윤석열 당선인이 '검수완박' 법안을 두고 국회 차원의 협상으로 다룰 현안이라며 선을 긋던 것과 비교하면 대비된다.

아직 윤 당선인으로부터 국민투표를 최종 '재가' 받은 것은 아니라고 당선인 측에서 여지를 남겼지만,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최측근인 장제원 실장이 연일 국민투표를 거론하며 사실상 여론전에 나서자, 정치권에선 결국 당선인의 의중이 실렸거나 윤 당선인이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안 하고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선인 쪽에서 이같이 국민투표를 제안하는 의도를 두고 정치권에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윤 당선인은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전국 단위의 지방선거로 시험대에 올려진다. 윤 당선인이 집무를 시작한 지 불과 3주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지방선거 결과만 놓고 국정 평가와 연동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지만, 윤 당선인으로서는 중앙 권력은 잡았지만 차기 정부가 출범해도 2년 간은 입법권력에서 우위를 점한 야당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만큼 지방선거 압승을 통한 지방권력 장악으로 국정 동력을 얻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나서는 대신 국민투표 제안은 끝까지 거부한다면, 거대 야당의 독주 프레임이 부각될 수 있고, 국민의힘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입법독주를 견제해달라는 '심판론'을 다시 들고 나올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의 고정지지층의 결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중도층이나 부동층의 일부를 흡수해 지방선거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심(윤석열 당선인 의중)' 때문에 입장이 바꼈다기 보다는 워낙 당원들이 반발하고 여론도 안 좋다보니 중재안 합의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은 셈이라서 출구가 별로 없다. 앞으로 강대강으로 갈 수밖에 없고 결국 그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검수완박' 관련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처리될 제 395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검수완박 처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검수완박' 관련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처리될 제 395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검수완박 처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27.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윤 당선인 측이 차기 정부 출범 후 정국 주도권을 거대 야당에 잃지 않기 위해 일종의 기싸움이 본격화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검수완박 중재안'을 22일 합의한 지 사흘만에 성난 여론을 의식해 일방 파기하면서 수세에 몰리자, 국민의힘 당 내부에선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반면 민주당으로선 합의 파기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고 중재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원칙하에 법안 처리의 객관적 명분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입법 독주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이에 당선인 쪽에서 국민투표를 들고 나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정국 주도권 싸움에 사실상 참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법 개정 없이는 국민투표를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인데도 계속 국민투표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검수완박에 부정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국민투표로 민주당을 압박, 정국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원내에서 필리버스터로, 당선인 측은 원외에서 국민투표라는 투트랙으로 여론전을 펼치면서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해 공조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민투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민투표 전 입법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국민투표를 밀어붙이는 당선인 측의 여론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율사 출신 한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이유가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이 안 된 것이기 때문에 당장 개정이 어렵더라도 그 취지에 맞게 보완만 해주면 투표는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법 개정의 문제보다는 법 해석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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