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법 1주년…'텔레그램 목사방' 총책 얼굴 공개될까
'공개 범죄 확대'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 1주년
2020년 'N번방' 계기로 성범죄자 신상 공개 늘어
'목사방 총책' 신상공개 결정 시 머그샷 발표 방침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텔레그램을 악용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 검거 관련 브리핑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01.23.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20672564_web.jpg?rnd=20250123120000)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텔레그램을 악용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 검거 관련 브리핑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01.23. [email protected]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피라미드형 범죄집단'을 구성해 5년간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가학적 성착취를 저지른 범죄집단 '자경단'을 검거했다. 이번 사건 피해자 규모는 조주빈이 운영한 N번방 '박사방(73명)'과 '서울대 N번방(48명)'의 3배 이상이다.
'자경단'에서 '목사'라는 활동명을 쓴 총책 A(33)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19개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22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A씨에 대한 신상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검찰로 사건을 넘겼지만,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경찰 단계에서 머그샷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대범죄 신상공개법 시행 1주년

【안산=뉴시스】 부녀자 9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첫 재판이 6일 오후 경기 안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수의를 입고 얼굴을 가린 강호순이 구치소 관계자들과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강종민기자 [email protected]
그러나 2009년 일부 언론이 연쇄살인마 강호순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해 논란이 일자,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듬해인 2010년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각 지방 경찰청 소속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는 지금의 제도가 정착됐다.
2023년 10월에는 신상공개 대상 범죄를 기존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 피의자'에서 '중상해나 사망을 초래한 방화나 특수상해 및 중상해, 조직·마약범죄 피의자'까지 확대하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신상 공개 대상도 기존 '피의자'에서 형사 재판 단계의 '피고인'으로 넓혔다. 또 피의자가 거부해도 머그샷(Mugshot·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강제 촬영해 공개할 수 있게 했다.
신상공개 범위를 넓힌 대신 피의자 인권 보호 방안도 마련됐다. '신상정보 공개 전 5일의 유예기간 설정' 규정과 불송치·불기소·무죄 확정 시 형사보상 등의 조항이 생겼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피의자에게 신상 정보 공개를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 기간을 두고 신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피의자가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했을 때만 즉시 공개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화천군 북한강 토막 살인 사건' 피의자인 육군 중령 양광준이 유예를 신청해 신상 공개가 보류된 바 있다.
디지털성범죄자 신상 공개 크게 늘 듯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3/25/NISI20200325_0016206944_web.jpg?rnd=20200325092657)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email protected]
텔레그램 n번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신상이 2020년 3월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공개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이후 박사방 공동 운영자인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 '갓갓' 문형욱, 문형욱의 공범 안승진까지 n번방 피의자 신상공개가 줄줄이 이어졌다.
이번에 텔레그램 '목사방' 총책의 신상이 공개되면 올해 첫 신상공개 피의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 측의 첫 수사 협조를 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 무더기 검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아동 음란물 유포, 마약 밀매 등 혐의로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체포된 직후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용자의 정보를 넘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텔레그램이 매번 수사 협조를 하지는 않더라도 큰 규모의 사건이 있을 때 협조하는 것이 기업 윤리 차원에서 맞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경찰도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점이나 국민적 공분을 고려해 더 개방적으로 신상 공개에 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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