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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파행 전국 확산중…세종충남대병원도 '진료 제한'

등록 2025.02.17 15:49:46수정 2025.02.23 20: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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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진료 제한 운영중

전남대병원 전문의 다수 이탈 내달 셧다운 우려

이대목동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운영차질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해 9월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4.09.0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해 9월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4.09.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주요 대학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파행을 겪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종충남대병원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8시까지 성인 응급실 진료를 제한했다. 최근 이 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짝수일에는 주간(오전 8시~오후 6시)에만 성인 응급실을 운영해왔다. 2월에는 교수들을 추가 파견해 전날을 포함, 6일간 진료(야간)를 제한하기로 했다.

한 시도의사회 A 회장은 "어제 세종충남대병원에 직접 다녀왔다"면서 "병원이 전날 오후 6시부터 성인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오후 5시50분에 도착한 환자도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과 함께 광주·전남 지역의 응급의료를 책임져온 전남대병원도 응급실 운영이 한계에 다다랐다. 의료 현장에선 내달 초 응급실과 수술실 중 일부가 '셧다운(운영 중단)'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B 교수는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면서 "이달 말 전문의 1~3년차들이 다수 빠져나가면서 정년이 가까운 교수들만 남을 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의료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면서 "최악의 경우 응급수술만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시작된 후 이 병원 전임의들은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워왔지만 이달 말 재계약 만료일 도래를 앞두고 병원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의는 전공의 수료 후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를 말한다.

전임의 35명 중 이달 초 근로계약 갱신일 이후 재계약 하지 않은 전임의는 절반 가량에 달한다. 그러나 충원되는 인력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병원 측은 전임의 모집 공고를 냈지만 34명 모집에 5명만 지원했고, 올해 전공의 지원자도 2명 정도에 불과했다.
[광주=뉴시스] 전남대학교병원 전경.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전남대학교병원 전경.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대병원도 최근 전문의 인력 부족으로 야간 시간대 성인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가 현재 정상진료 중이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빅5' 병원 중 한곳인 서울성모병원은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인력난으로 야간과 휴일 심근경색 등 초응급질환 시술을 제외한 심혈관계 응급 환자 진료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재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순환기내과 의사 부족으로 지난 10일부터 당분간 야간과 휴일에는 응급실 순환기내과 당직 의사가 부재하다"고 문자로 안내했다.

순환기내과는 급성 심근경색, 대동맥 박리 등 중증·응급 환자를 진료한다. 의정 갈등으로 순환기내과 전문의(교수)들이 수술 후 중환자 관리도 책임지면서 피로도가 높아졌고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워졌다. 기존에는 전공의가 중증 심장 환자들을 모니터링하는 등 중환자를 관리해왔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모든 시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심근경색 등 초응급질환 시술은 진행되고 있다"면서 "상주 당직은 일시적으로 중단하지만 콜 당직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력 채용을 진행 중으로, 빠르면 이달 말 정도 다시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일부 시간대 응급실 운영을 축소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서울 서남권·경기 부천 등의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다.

사태 이전에는 하루 진료하는 응급 환자가 60여 명에 달했지만,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추가 인력 이탈로 지난해 9월 초 야간 셧다운(운영중단) 위기까지 내몰린 바 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정상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A 회장은 "응급실 운영 파행은 전문의와 전공의 인력 부족, 과중한 업무 부담, 의료진에 대한 사법리스크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면서 "특히 지방 뿐 아니라 서울의 대형 병원들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응급의료 인력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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