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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독자 우주망원경 만든다…천문硏 "5년 내 첫 발사 목표"

등록 2025.06.11 12:00:00수정 2025.06.11 15: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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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현 천문연 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국산 기술 비중 70% 목표"

"우주 분야, 미래 먹거리 넘어 생존과 직결…요소 기술 우주환경서 검증"

"천문연 역할 우주 비중 확대…기술 자립·산업화까지 이끌 것"

[서울=뉴시스]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우리나라가 국산 기술 비중 70%이 넘는 독자 우주망원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5년 내 발사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산업화 연계까지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박 원장은 “임기 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자체 우주망원경 개발”이라며 “한국도 이제는 독자적인 우주망원경을 설계하고, 국내 기술로 본체를 제작해 발사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기술 비중이 70% 이상인 우주망원경을 천문연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임기(3년) 내에는 어렵겠지만 5년 정도 노력하면 첫 번째 망원경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과거에도 국제 협력 망원경 사업에 참여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기술로 설계부터 시작하는 ‘진짜 자립형’ 망원경을 만드는 사업이다.

독자 우주망원경의 필요성에 대해 박 원장은 “스피어엑스(SPHEREx) 등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제는 과학 임무와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국내 주도로 완성할 우주망원경이 필요하다”며 “외국이 설계한 프로젝트에 단순 참여하는 것만으론 국가 기술자립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지금까지 한국이 국제 공동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남은 결과는 논문 몇 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국제 협력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가 맡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남이 짜놓은 판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설계하고 검증하는 경험을 쌓아야 산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며 “우주망원경과 같은 중형 규모 실험 프로젝트야말로 우주 부품 국산화를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했다.

이어 "배터리, 광학 부품, 통신 장비 등 확보하고 있는 요소 기술을 우주 환경에서 직접 검증해 산업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수출 기반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망원경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광학망원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주항공청과 논의해 구체적 로드맵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발표하려고 한다”며 예산 규모는 700억~8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지상 관측장비 ‘K-드리프트’ 설치를 연내 목표로 추진 중이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망원경 후보 프로젝트 ‘S-드리프트’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다양한 국내 학회 및 우주청과의 협의를 거쳐 연말 또는 내년 초 우주망원경 개발 로드맵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박 원장이 우주망원경 독자 개발에 나서는 배경에는 우주가 미래 먹거리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인식한 데 있다. 단순히 미래 먹거리나 과학 탐구의 대상이 아니라, 이제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전략 분야라는 것이다.

박 원장은 “실제로 미국의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우주 위협 평가 보고서‘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전략적으로 복잡한 시기에 있고 그 중심이 우주‘라고 분석했다. 우주 위협 핵심 국가로 지목한 중국, 러시아, 북한을 비롯 일본까지 포함하면 네 나라 모두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다”며 “우주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데, 지금처럼 연구개발에 치중해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 산업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천문연의 역할도 기존 연구개발 중심이 아닌 우주 관련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박 원장은 “실제 연구 인력의 약 3분의 2가 천문학 분야에 집중돼 있고, 그간 예산과 연구 과제도 주로 기초 천문학 중심”이라며 “우주항공청 개청과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맞아 우주 분야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키워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천문연은 연구 기관으로서 순수 학문을 중심으로 해왔지만 국가 정책과 공공 역할, 국민 수요에 균형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직도 이에 맞춰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원장은 지난 1월 19일 천문연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천문연 내부 출신으로 연세대 천문학 학사·석사·박사를 마쳤다. 1992년 천문연 입사 후 위성탑재체연구그룹장, 우주천문연구부장, 우주위험감시센터장 등을 지냈다. 그는 우주천문, 우주탑재체 개발, 우주위험 감시 등 우주항공청이 담당하고 있는 주요 임무와 정책분야에서 30여년 간 경험을 쌓아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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