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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없는 건축 현장, '제로 웨이스트 건축'이 꿈꾸는 미래

등록 2025.10.09 0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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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K에코플랜트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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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건설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건축물 해체 및 신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콘크리트, 목재, 금속 등의 폐기물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자 매립 공간 부족 문제를 야기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하며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자원 순환을 극대화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건축'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건축의 핵심 가치로, 설계부터 시공, 해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려는 노력이다.

제로 웨이스트 건축, 왜 필요한가

제로 웨이스트 건축은 환경 보호와 자원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추구한다.

첫째, 환경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건설 폐기물은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과정에서 토양, 대기, 수질 오염을 유발하며, 이는 결국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은 이러한 환경 오염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둘째,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건축 자재는 대부분 천연 자원에서 유래하며, 이들의 무분별한 사용과 폐기는 자원 고갈을 가속화시킨다. 제로 웨이스트 건축은 자재의 재활용, 재사용을 통해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순환을 도모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 보존에 기여한다.

셋째, 경제적 효율성을 높인다. 폐기물 처리 비용은 건설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면 이러한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건설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제로 웨이스트 건축의 핵심 전략과 기술

제로 웨이스트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시공, 운영, 해체에 이르는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설계 단계에서는 폐기물 최소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모색된다. 건물의 부재를 공장에서 표준화된 형태로 제작하여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건축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한 예이다. 이는 현장에서의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해체 시에도 부재를 쉽게 분리하여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플라스틱, 재활용 콘크리트, 재활용 목재 등 친환경적이면서도 재활용 및 재사용이 용이한 자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건물을 해체할 때 자재를 쉽게 분리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접착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볼트나 너트 같은 기계적 결합 방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해체 용이성도 고려된다.

시공 단계에서도 폐기물 관리는 중요한 전략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종류별로 철저히 분리하여 배출하고, 재활용 가능한 품목은 별도로 관리하여 재활용률을 높여야 한다. 자재 주문 시에는 정확한 수량을 파악하고, 불필요한 자재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정밀한 시공 계획을 수립한다. 남은 자재는 다른 프로젝트에 활용하거나 재판매하는 방안도 모색된다. 프리패브(Pre-fab) 공법과 같은 공장 사전 제작 방식을 확대하여 현장 작업 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선진 시공 기술의 도입도 필수적이다.

건물 운영 및 해체 단계에서도 자원 순환을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건물 해체 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단순히 버리지 않고, 가공하여 새로운 건축 자재나 다른 제품의 원료로 재활용하거나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한다. 예를 들어, 폐콘크리트 골재는 도로 포장재나 새 콘크리트의 일부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해체된 건물의 문, 창문, 벽돌, 목재 등 재사용이 가능한 자재는 보존 처리하여 다른 건축물에 다시 활용하는 재사용 활성화도 중요한 부분이다.

제로 웨이스트 건축의 도전과 미래

제로 웨이스트 건축은 지속 가능한 건설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필수적인 방향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초기 비용 부담, 재활용 자재의 품질 표준화 문제, 그리고 관련 법규 및 제도적 지원 부족 등이 대표적인 걸림돌로 지적된다.

하지만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제로 웨이스트 건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전망이다. 기술 개발과 제도 개선, 그리고 건설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쓰레기 없는 건축 현장'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며, 이는 지속 가능한 도시와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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