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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서 공룡 발자국 1만6600점 발견…"수천만 년 전 그대로"

등록 2025.12.11 0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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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볼리비아 토로 토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출처: 뉴욕포스트 캡처)2025.12.10.

[서울=뉴시스]볼리비아 토로 토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출처: 뉴욕포스트 캡처)2025.12.1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지학 인턴기자 = 볼리비아에서 약 1만6600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돼, 백악기 말 공룡들의 생활과 이동 패턴을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화석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마린다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고생물학 연구팀은 지난 6년간 볼리비아 토로 토로(Toro Toro) 국립공원 일대에서 공룡 발자국을 정밀 조사한 결과, 티라노 사우르스 렉스를 포함한 수각류 공룡이 남긴 발자국 1만6600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각류한 두 다리로 걷는 육식 공룡 무리로, 티라노사우루스나 벨로키랍토르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수각류 발자국이 집중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발자국은 공룡들이 약 6600만 년 전 고대 하천과 호숫가를 걸어 다니며 남긴 것으로, 일부는 물속에서 헤엄을 치려다 진흙을 긁으며 만든 '수영 흔적'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흔적만 1378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진흙층에 남은 발자국은 당시 수위가 빠르게 상승해 자연스럽게 봉인되며 수천만 년 동안 훼손되지 않고 보존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고생물학자 리처드 버틀러 교수는 "토로 토로에서 발견된 발자국의 보존 상태와 규모는 전례가 없다"며 "백악기 말 공룡의 행동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볼리비아 토로 토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출처: 뉴욕포스트 캡처)2025.12.10.

[서울=뉴시스]볼리비아 토로 토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출처: 뉴욕포스트 캡처)2025.12.10.


그러나 토로 토로 지역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발자국이 발견된 반면, 공룡의 뼈·치아·알 등의 화석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농경 활동과 채석 작업, 도로 공사 등으로 일부 지층이 파괴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적 요인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구팀은 발자국이 모두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점을 근거로, 이 지역이 공룡의 '정착지'라기보다 페루 남부에서 아르헨티나 북서부로 이어지는 고대 해안 통로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약 10m에 이르는 거대한 개체부터 닭 크기의 작은 수각류까지 다양한 공룡이 한 무리로 이동한 흔적도 확인됐다.

호주 퀸즐랜드대 고생물학자 앤서니 로밀리오는 "발자국은 공룡이 언제 걷고, 뛰고, 멈추고, 방향을 바꿨는지까지 보여준다"며 "뼈가 말해주지 못하는 행동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공룡들이 왜 이 고원 지역에 대거 모여들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전문가들은 고대 담수호의 넓은 진흙 호숫가를 찾아 정기적으로 이동했을 가능성, 혹은 큰 환경적 변화로부터 도망치거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기 위해 이동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 드러난 부분 외에도 지층 가장자리에 추가 발자국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후속 조사에서 더 많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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