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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영화, 극장 흥행공식과 다르네…'백수아파트', '귀신경찰'의 반란

등록 2025.12.13 09:00:00수정 2025.12.13 09: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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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올해 TOP 50 영화 공개…중소 영화 약진

백수아파트, 귀신경찰, 된장이 등 관객 10만명 이하 영화 다수

독특한 소재나 장르적 쾌감, 공감 코드 등이 특징

"신선 콘텐츠 탐색 욕구 반영…고효율 콘텐츠 발굴"

[서울=뉴시스] 영화 백수아파트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화 백수아파트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 오지랖 넓은 백수 거울은 새로 이사간 아파트에서 의문의 층간소음을 경험한다. 재개발을 앞둔 이 아파트에서 새벽 4시마다 울리는 정체불명의 소음으로 밤잠을 설치는 주민들과 함께 범인 추적에 나서는데, 이 여정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올해 초 극장에서 개봉했지만 관객수가 5만명이 채 안 된 영화 '백수아파트' 소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올해 가장 인기있는 영화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OTT 영화 시청자들이 블록버스터보다 중소형 영화를 찾는 시청패턴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웨이브가 지난 12일 공개한 '올해 톱(TOP) 50 영화(월정액 영화 순위)'에 따르면 백수아파트를 비롯해 극장 관객 10만명 이하인 영화 '귀신경찰', '주차금지', '차라리 죽여',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원정빌라', '된장이' 등이 다수 포진했다.

해당 순위는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웨이브 영화 시청시간, 시청자수, 검색략 등 주요 지표를 종합한 결과다. 50위권 내 순위나 구체적인 수치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파묘', '암살' 등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 극장 흥행작이 잘 보이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른 바 극장 관객수와 OTT 시청자수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웨이브가 공개한 올해 TOP 50 영화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웨이브 영화 시청시간, 시청자수, 검색략 등 주요 지표를 종합한 결과다.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2025.1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웨이브가 공개한 올해 TOP 50 영화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웨이브 영화 시청시간, 시청자수, 검색략 등 주요 지표를 종합한 결과다.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2025.12.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에서는 극장 동원 관객수가 얼마 안 되는 영화라도 OTT 플랫폼에서 대작 영화보다 훨씬 높은 시청시간을 기록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OTT 이용자들의 저비용 고효율 소비패턴이 자리잡고 있다. 이미 극장에서 많이 소비된 대작보다는 OTT에서 처음 접하는 신선한 콘텐츠에 대한 탐색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에 50위권에 든 가성비 영화들의 공통점은 독특한 소재, 장르적 쾌감, 공감 코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배우 고 김수미의 유작인 '귀신경찰'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로 각광받았고, 신선한 소재의 생활 밀착형 스릴러 '주차금지', 킬링타임용으로 보다가 뭉클해지는 '된장이' 등이 소위 말하는 각 잡고 봐야 하는 대작들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대안으로 선택받았다.

허식 웨이브 영화 에디터는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복잡하고 장대한 서사보다는 직관적 흥미와 킬링타임 요소를 선호하게 되면서 영화 콘텐츠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디커플링 현상은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도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장기간 극장 개봉을 못하는 중소 영화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OTT 플랫폼의 영화 콘텐츠 차별화 전략은 값비싼 흥행작을 독점 수급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얼마나 고효율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배치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극장 흥행 성적이 OTT에서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영화계와 OTT업계가 전략적으로 활용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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