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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력 화면해설가 강내영 작가…"'킹덤' 가장 기억에 남아"[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6.01.31 07:00:00수정 2026.01.31 07: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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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7번방의 선물 등 2000여 편에 참여

"매 작품 힘들지만 살아있는 기분도 들어"

"비장애인 '보이는 맹점' 간과하는 부분도"

"난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설명하는 이점"

[서울=뉴시스] 국내 유일의 저시력인 화면해설 작가이자 배리어프리버전 제작자인 강내영 작가 (사진=강내영 작가 제공) 2026.0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국내 유일의 저시력인 화면해설 작가이자 배리어프리버전 제작자인 강내영 작가 (사진=강내영 작가 제공) 2026.01.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보이는 맹점이라고 해요. 화면해설을 할 때 비장애인은 보이고 들리니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시각장애인은 듣는데 의존하다보니 더 신경을 쓰게 되죠. 당사자로서 오히려 화면해설에 이점이 있어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내영 작가는 국내 유일의 저시력인 화면해설 작가이자 배리어프리버전 제작자다. 영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OTT 킹덤, 형사록 시즌2 등 다양한 작품에서 그의 화면해설을 접할 수 있다.

화면해설이란 말 그대로 어떤 화면이 나오고 있는지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시각장애인 배리어프리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강 작가가 화면해설을 시작한 계기는 사랑이었다. 저시력을 가진 연인과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2011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화면해설 방송작가 양성 교육을 진행했고 강 작가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교육을 받았다.

저시력인인 강 작가에게 화면해설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작품마다 다르지만 통상 대사가 어느 정도 있는 3분짜리 영상 작업을 하면 1시간이, 대사가 없는 경우 1분짜리 영상 작업을 하면 1시간 이상 소요된다. 그는 "비장애인 화면해설작가보다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매 작품마다 힘이 들지만 적성에도 맞고, 살아있는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초고 감수 등을 포함하면 강 작가가 참여한 작품은 활동 기간 16년 간 2000여 편에 달한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넷플릭스 '킹덤'이다. 그는 "킹덤은 화면해설이 그렇지 않은 작품(오리지널버전)과 동일한 시기에 오픈돼 시각장애인들도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에 기뻤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영상 외에 공연의 음성해설도 맡고 있다. 최종 결과물로 작업하는 영상과 달리 공연은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실시간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난이도가 더 높다고 한다.

그는 "2020년에 했던 오셀로와 이아고라는 공연이 가장 생각난다"며 "공연은 너무 어려워서 접으려고 했는데, 중도실명한 분이 중학생 때 봤던 무용 공연이 생각났다며 고맙다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더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비장애인은 보이는 맹점이 있다. 보이고 들리니까 문장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저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설명할 수 있어 비장애인이 간과하는 부분도 시각장애인들이 이해가 되도록 하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비장애인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화면해설과 공연해설을 주제로 저서 집필을 계획 중인 강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작업 사례들을 정리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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