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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출 금리, AI가 알아서 낮춰준다고?[금알못]

등록 2026.03.02 08:00:00수정 2026.03.02 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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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DB)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직장에 취직하거나 월급이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도 낮출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금리인하요구권'입니다. 취업·승진·소득 증가·신용점수 상승 등으로 신용 상태가 나아졌을 때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2018년부터 법제화되며 이제는 사실상 모든 금융사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인하요구권의 신청건수는 2023년 396만1000건으로 늘었지만 2024년 389만5000건으로 줄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163만8000건 신청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수용률도 28.8%로 전년비 4.9%포인트 감소했고, 이자감면액은 767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자격이 되는 대출자 수백만 명이 제도를 모르거나 번거로워서 포기한 셈입니다. 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카드가 바로 '인공지능(AI) 자동 대행'입니다. 지난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가 지난달 26일부터 본격 가동됐습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13개사 중 한 곳을 선택해 가입한 뒤 자산 연결을 완료하면, 보유 대출 계좌를 선택해 서비스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나 별도 서류 준비는 필요 없습니다.

한 번 등록하면 그 다음부터는 내가 할 일이 없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AI가 소비자의 소득 변동, 신용평점 개선 여부 등을 상시 점검해 금리 인하 가능 사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인하를 대신 신청하는 구조입니다. 정기 신청은 최대 월 1회이며, 상당 수준의 소득 상승이나 신용평점 상향 등 명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수시 신청도 이뤄집니다.

더 중요한 건 거절당해도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리 인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보완이 필요한 사항도 함께 안내해줍니다. 기존에는 '불수용' 통보로 끝났다면, 이제는 "이 조건을 개선하면 다음에 승인될 수 있다"는 맞춤형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현재 참여 중인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핀다, 뱅크샐러드, 나이스평가정보 등 13개사입니다.

토스는 사전예약 40만명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사용자가 한 번 동의하면 마이데이터로 수집된 신용 개선 신호를 분석해 최적 시점에 자동 신청하는 구조로, 거절 시에도 지속 모니터링 후 재청구합니다.

카카오페이는 고도화된 데이터 로직으로 신청 프로세스를 완전 자동화했습니다. 최초 사유 선택 이후에는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신청 사유를 시스템이 직접 선별해 최단 주기로 대행합니다.

네이버페이는 '대출금리 케어' 서비스를 내세웠습니다. 신용점수·자산 개선을 감지해 자동 신청하고 결과를 매월 네이버 앱 알림으로 안내하며, 대출 비교·갈아타기·신용점수 관리 서비스와도 연계됩니다.

뱅크샐러드는 금리인하 신청 전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을 먼저 자동 적용하는 전략을 씁니다. AI 에이전트가 고객 대신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청하고 결과를 안내한 뒤, 이후에도 대출 데이터를 분석해 금리 인하 가능 시점을 찾아 자동 신청을 이어갑니다.

핀다는 대출 중개·비교 플랫폼 노하우를 살려 금리 인하 가능 대출을 자동 선별하고 금융기관 대리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합니다. 미수용 시 거절 사유와 개선 조건도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외에 금융권도 대거 동참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 등 13개사, 카드사는 롯데카드·삼성카드 등 6개사, 보험사 17개사, 캐피탈사 19개사, 상호금융 2개사 등 금융회사만 57개사가 참여했습니다.

서비스 개시 전인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이미 128만5000명이 사전 등록을 완료하는 등 시행 전부터 뜨거운 호응이 쏟아졌습니다. 금융위는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개인 및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연간 최대 1680억원의 이자가 추가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비스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포용금융 정책에 AI·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활용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 상태가 개선될 때마다 능동적으로 챙겨야 했던 번거로움을 AI가 대신해주는 셈이라, 생업에 바쁜 직장인과 소상공인일수록 혜택이 클 전망입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 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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