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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먹고 진흙으로 입가심?"…지브롤터 원숭이들의 생존법

등록 2026.04.24 0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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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출처: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출처: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장서연 인턴기자 =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지브롤터 바위산에 서식하는 원숭이들이 관광객에게서 받은 간식을 먹은 뒤 복통을 완화하기 위해 흙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은 학술지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지브롤터 원숭이들의 '토식(土食)' 행동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식은 동물이나 사람이 의도적으로 흙이나 진흙을 먹는 행동을 뜻한다. 실뱅 르무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바바리마카크 무리를 관찰하던 중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원숭이들은 관광객과의 접촉이 많을수록 흙을 더 자주 먹었고, 특히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휴가철 성수기에 그 행동이 가장 두드러졌다.

현재 지브롤터에는 약 230마리의 바바리마카크 원숭이가 8개 무리로 나뉘어 살고 있다. 관리 당국은 매일 과일과 채소, 씨앗 등 건강한 먹이를 제공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은 감자칩과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가공식품을 자주 주거나 원숭이들이 이를 훔쳐 먹기도 한다.

2022년 여름부터 2024년 봄까지의 관찰 결과, 원숭이들이 섭취한 전체 음식의 거의 5분의 1이 관광객이 제공한 정크푸드였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브롤터 바위산 정상 부근에 사는 원숭이들은 다른 무리보다 가공식품을 먹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고, 흙도 가장 많이 섭취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임산부가 입덧 완화나 미네랄 보충을 위해 흙을 먹는 사례가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마카크 원숭이의 토식은 영양 보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암컷에게서 흙 섭취가 특별히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원숭이들이 고지방·고염분·고당분의 저섬유질 가공식품으로 인한 소화 불량과 복통을 완화하기 위해 흙을 먹는 것으로 보고 있다.

르무안 박사는 "지방과 소금, 설탕이 많은 정크푸드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고, 흙 속의 박테리아와 미네랄이 이를 다시 회복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원숭이는 지브롤터 전역에 있는 붉은 점토인 '테라 로사'를 선호했지만, 일부 무리는 도로의 아스팔트 틈에 있는 흙을 먹기도 했다. 르무안 박사는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 주변의 흙은 자동차 매연과 오염물질에 노출돼 있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흙의 성분을 분석해 오염 수준을 조사할 계획이다.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 캠퍼스의 영장류학자 폴라 펩스워스 박사는 "일본 아라시야마 원숭이 공원에서도 이런 토식 행동을 관찰한 바 있다"며 "가장 좋은 해결책은 관광객들이 원숭이에게 사람 음식을 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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