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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스라엘 ‘러 훔친 곡물 수입’ 갈등…EU도 제재 경고

등록 2026.04.29 02: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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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최소 네 차례·우크라전 이후 최소 1500만t ‘약탈 곡물’ 수출

대사 초치…“반유대주의 범죄화 등 선의에 대해 모욕적인 처사”

이스라엘 외무 “조사 실시해 법에 따라 조치” 밝혀

[초르노빌=AP/뉴시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초르노빌(러시아어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 열린 초르노빌 원전 사고 4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당시 현장 수습을 위해 투입됐다가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2026.04.29.

[초르노빌=AP/뉴시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초르노빌(러시아어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 열린 초르노빌 원전 사고 4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당시 현장 수습을 위해 투입됐다가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2026.04.2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훔친’ 곡물의 수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탈취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거래를 방조하거나 지원하는 자들에게 제재를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X에 “러시아가 훔친 곡물이 이스라엘 항구에 도착해 하역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합법적인 사업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고 올렸다.

그는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 항구에 어떤 선박이 입항하고, 어떤 화물을 싣고 있는지 모를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일시적으로 점령한 영토에서 체계적으로 곡물을 탈취하고, 점령 세력과 연계된 개인들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며 “직접 운송하는 자들뿐 아니라 범죄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개인 및 법인 모두 포함하는 제재 패키지를 마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비하 장관은 “우호적인 우크라이나-이스라엘 관계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훔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행위가 이러한 관계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파노르미티스호에 대해 조사를 실시할 것이며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유로뉴스에 “러시아의 위장 선박이 도난당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싣고 이스라엘 하이파 항에 하역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전쟁 노력을 지원하고 EU 제재를 회피하는 모든 행위를 규탄하며, 필요하다면 제3국의 개인 및 단체를 제재 대상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노르미티스호라는 이름의 이 선박은 6200t 이상의 밀과 1만9000t의 보리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하역 작업은 시작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EU에 브렉시트 국경통제기관인 프론텍스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러시아의 약탈 곡물 해외 판매를 차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탐사 저널리스트인 카테리나 야레스코에 따르면 파노르미티스호는 다른 선박에서 옮겨 실린 곡물을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선적해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카프카즈 항을 출발했다.

화물의 상당 부분은 아조프해 연안에 위치한 점령된 우크라이나 도시 베르됭스크에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우크라이나 외교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반유대주의를 범죄화하는 등 전략적으로 보여준 선의를 생각하면 이번 조치는 모욕적인 처사처럼 느껴진다”고 유로뉴스에 말했다.

우크라이나산 도난 곡물이 이스라엘에 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 벌크선 아빈스크호는 약 4만 4000t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산 밀을 훔쳐 이스라엘에 운송했고 이에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외교적 대응을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해당 선박이 12일부터 14일까지 하이파항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도록 허용됐다고 이스라엘이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소 네 차례에 걸쳐 도난당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이스라엘에 하역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추산에 따르면 2022년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가 약탈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최소 1500만t에 달한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로 계속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자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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