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제재 여파…금감원, '감경권한 확대·패스트트랙' 건의
임시 제재심 거쳐 과징금 감경 일단락…금융당국 내부서 후속 정비 논의 본격화
금감원, 제재안 부대의견에 '적정금액 명시' 제안…소액은 '금융위 과장 전결처리' 건의
금융위, 심의 권한 침해 우려에 신중론 견지…민간기관 제재양정 권한 확대에 경계
![[홍콩=AP/뉴시스] 10일 홍콩 시내에 있는 은행에 설치된 주가지수 전광판 앞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01.10](https://img1.newsis.com/2022/08/03/NISI20220803_0019097783_web.jpg?rnd=20230523001229)
[홍콩=AP/뉴시스] 10일 홍콩 시내에 있는 은행에 설치된 주가지수 전광판 앞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01.10
특히 금감원은 제재안에 구체적인 감경 금액을 부대의견으로 명시하는 방안과 함께, 사회적 파장이 적은 경미한 사안은 금융위 과장급 전결로 신속 처리(패스트트랙)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제재 수위의 감경 권한을 확대하고, 경미한 제재에 대해서는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앞서 금융위는 은행권의 홍콩 ELS 관련 과징금(약 1조4000억원)이 과도하다며, 금감원에 사실관계와 적용 법리를 재검토하라고 제재안을 반려한 바 있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주요 제재안을 공개적으로 반려한 것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 이후 8년 만이다.
금감원이 지난 4일 임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통해 과징금을 6000억원대로 대폭 낮추고 조만간 재심의 안건을 금융위에 올리기로 하면서, 양측의 조율은 일단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제재안의 법리적 완결성과 규모를 두고 당국 내부의 이견이 외부에 여과 없이 노출되면서, 금융당국의 정책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금융위가 홍콩 ELS 제재안 논의를 위해 안건 소위를 무려 13번이나 열었음에도 결국 금감원에 재검토를 지시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금감원은 이같은 시장 혼선과 절차 지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재 감경 권한을 대폭 확대해달라는 입장을 금융위에 요청했다.
실제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이 가진 감경 권한은 제한적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감원은 피해보상과 사후 수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기본 과징금의 50%까지만 감경할 수 있다. 반면 과징금이 부당이득액의 10배를 초과하거나 금융산업 전반의 여건 변화로 납부가 불가능해 감경하는 등의 핵심 권한은 모두 금융위가 갖고 있다.
또 금감원은 직접 제재안을 올릴 때 구체적인 감경 금액을 '부대 의견'으로 적어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열어달라고 건의했다. 금감원에 최종 감경 권한이 없더라도 적정 금액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금융위 위원들이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주요 제재안이 제척기간을 넘기지 않고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액 과태료 등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금융위 과장급 전결로 처리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전달했다.
다만, 금융위는 금감원의 이런 요청에 대해 일제히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금감원의 제재 감경 권한 확대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가 아닌 민간 공직유관단체가 과도한 제재 양정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경미한 제재안을 과장급 전결로 처리하는 방안 역시 금융위 정례회의를 사실상 '패싱'하는 결과를 초래해 금융위원들의 의사결정 권한을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금융위는 제재의 실효성과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금감원 제재심과 별개로 금융위 내부에 공식적인 '제재심의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을 역으로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올해 하반기 안에 관련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어서, 당국 간 제재 주도권 확보를 위한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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