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민차' VW도 10만명 자르나…공장 4곳 폐쇄안에 정치권·노조 제동
최대 10만명 감원·독일 공장 4곳 폐쇄안 보도
중국 전기차 공세·미국 관세에 독일 제조업 압박
7월9일 감독이사회 표결이 1차 분수령
![[천안=뉴시스] 폭스바겐 중국 상하이 공장을 방문한 캠프 참가 학생들. 2025.07.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30/NISI20250730_0001906104_web.jpg?rnd=20250730084306)
[천안=뉴시스] 폭스바겐 중국 상하이 공장을 방문한 캠프 참가 학생들. 2025.07.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독일 정치권이 VW의 대규모 감원안에 맞서 일자리와 공장을 지키겠다고 나섰지만, 독일 경제와 제조업의 현실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이 민감한 것은 VW의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VW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가 속한 독일 니더작센주는 VW의 2대 의결권 주주다. 노동자 대표와 주 정부 정치권도 감독이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경영진의 구조조정안이 그대로 통과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 매체 매니저마가진이 지난 26일 처음 보도한 감원안은 오는 7월 VW 감독이사회에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독이사회는 주요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를 승인하는 기구다. 매니저마가진 보도에 따르면 감독이사회는 7월9일 감원과 공장 폐쇄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VW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방안은 전체 인력의 약 6분의 1을 줄이고 독일 공장 4곳을 닫는 내용이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미국발 관세전쟁에 직격탄을 맞은 독일 제조업, 특히 한때 세계 최강으로 불리던 독일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계획은 VW 내부 문제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깊다는 점도 드러낸다. 올리버 블루메 VW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재편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더 강한 구조조정 압박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 소속 정당들은 감원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29일 “가장 중요한 목표는 독일 제조업체의 생산 거점을 보존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츠비카우=AP/뉴시스] 2월25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기차 ID.3을 만들고 있는 모습. 2020.04.17.](https://img1.newsis.com/2020/02/26/NISI20200226_0016117250_web.jpg?rnd=20200417102228)
[츠비카우=AP/뉴시스] 2월25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기차 ID.3을 만들고 있는 모습. 2020.04.17.
극우 독일대안당(AfD)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앞세워 메르츠 정부를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 AfD는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메르츠 총리가 속한 보수 진영을 앞서고 있으며, 오는 9월 옛 동독 지역의 두 주 선거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앨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성명에서 “독일 산업 기반이 우리 눈앞에서 극적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며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들조차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원안의 1차 관문은 감독이사회다. 현재 VW 감독이사회 19표 가운데 노동자 측 대표와 주 정부 정치권이 11표를 차지하고 있어, 원안이 큰 수정 없이 통과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라프 리스 니더작센주 총리는 SPD 소속으로 VW 감독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중도좌파 녹색당 소속 율리아 빌리 함부르크 부총리도 감독이사회에 들어가 있다. 두 사람은 모두 VW의 비용 절감 계획에 반대하며, 경영진이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더 나은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스 주총리는 28일 독일 공영방송 ZDF에 “직원을 해고하거나 사업장을 닫겠다는 식의 단순한 조치로 해법을 찾아서는 안 된다”며 “VW 같은 회사의 경영진이라면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을 회복할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엇이냐는 기자 질문에 "전임자만큼 나쁜 인물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04.](https://img1.newsis.com/2026/03/04/NISI20260304_0001072852_web.jpg?rnd=2026030407514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엇이냐는 기자 질문에 "전임자만큼 나쁜 인물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04.
전문가들은 VW 경영진이 일부 사업을 분리해 기존 지배구조와 노조 견제에서 벗어나 공장과 인력 문제를 더 자유롭게 결정하려 할 수 있다고 본다. 현행 VW 지배구조 관련 법에 따르면 독일 서부 공장 한 곳을 폐쇄하려면 감독이사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헬레나 비스베르트 오스트팔리아 응용과학대 자동차경제학 교수는 분사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급진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실행이 극히 어렵다면서도, 실제로 이런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면 “그만큼 비용 절감 압박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VW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경영진은 2024년 독일 내 공장 3곳을 닫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당시 창립 87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공장 폐쇄가 거론된 사례였다. 그러나 같은 해 말 노조와의 마라톤 협상 끝에 공장 폐쇄는 피했고, 노사는 2030년까지 3만5000개 일자리를 줄이는 데 합의했다.
이후 회사 전망이 더 나빠지자 VW는 올해 3월 2030년까지 감원 규모를 5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당시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지만, 이번에는 그 두 배에 이르는 최대 10만명 감원안이 거론되면서 훨씬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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