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9% 넘게 폭등…"호르무즈 안 열린다 'NACHO' 베팅"(종합)
등록 2026.07.14 10:11:01수정 2026.07.14 10:34:25
브렌트유 83달러, WTI 78달러…6월 중순 이후 최고
美 이란 봉쇄·선박 보험료 부과…"전쟁 전 돌아갈 확률 0"
일각서 우회로 뚫고 증산하며 대안 모색…불확실에 관망도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군이 발사한 '코르세어'(Corsair) 무인 수상정 세 척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에 명중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2026.07.14.](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1429927_web.jpg?rnd=20260714080645)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군이 발사한 '코르세어'(Corsair) 무인 수상정 세 척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에 명중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2026.07.14.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국제 유가가 9% 넘게 급등했다.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종가는 전장 대비 9.6% 오른 배럴당 83.30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국면이던 2020년 5월 이후 약 6년 2개월 만의 최대 일일 상승 폭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9.4% 오른 배럴당 78.14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4번째로 큰 일일 상승 폭을 나타냈다.
브렌트유 선물은 6월12일 이후, WTI 선물은 6월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조선 통항 재개 등 지난 한 달간 교전 상태가 소강되며 이어졌던 국제유가 하락세가 단숨 상쇄된 것이다.
시장을 강하게 자극한 것은 중동 정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적 화물의 20% 상당을 보호료로 받겠다고 예고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레이철 지엠바 객원 선임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정상으로 돌아갈 확률은 사실상 제로"라며 "이번 사태는 우회로에 최대한 빨리 투자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부각할 뿐"이라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NACHO(나초)' 거래도 등장했다. '호르무즈가 열릴 가능성은 없다(Not A Chance Hormuz Opens)'는 뜻의 약어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이 해협 봉쇄로 고착화될 것이라고 베팅한다.
카탈리스트에너지인프라펀드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 헨리 호프만은 "시장은 부분적인 재개방을 위기의 종식으로 성급히 받아들였다"며 "각국의 전략비축유가 고갈되면서 유가 급등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전략비축유는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급격한 가격 변동에 손실을 보고 관망하는 쪽도 있다. 최근 선물 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이 보유한 포지션이 줄었으며, 이는 시장 유동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긴장 고조가 단기적일지 장기적일지,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많은 시장 참여자가 관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국제 유가가 9% 넘게 급등했다.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다. 2026.07.14.](https://img1.newsis.com/2026/07/09/NISI20260709_0002182450_web.jpg?rnd=20260709141441)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국제 유가가 9% 넘게 급등했다.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다. 2026.07.14.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대비해 우회 수송로 확보나 조달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중동 산유국 사우비아라비아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서쪽 홍해 지역으로 원유 수송량을 늘렸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홍해 외곽 항만 시설 확장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라크는 튀르키예·시리아·요르단 등을 경유하는 육로 수출 경로를 재개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업체부터 카자흐스탄·브라질·베네수엘라 등은 증산에 나섰다. 아시아 구매국들은 중동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남미·서아프리카·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렸다. 중국은 석유 수입량을 대폭 줄였다.
분쟁 감시 단체 아클레드 설립자 클리오나드 롤리는 "미국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결정적 한 방이 없다면 협상을 통한 해결은 어려워보인다"며 "공습이 잠시 줄어든다고 해도, 해협을 둘러싼 근본적인 분쟁은 그대로 남아 있어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미 시장에 풀린 이란산 원유 때문에 미국이 전쟁 초기보다 이란 경제에 타격을 주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해운데이터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한 6월18일 이후부터 지난주까지 이란산 원유 3400만 배럴이 해협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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