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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보 예르비, 명확한 비전 속 연주자에게 자유 부여해"

등록 2026.09.22 13:39:39

예르비 창단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4년만 내한

이경은·윤보나·김원호·홍성혁 韓 단원 고국 무대 올라

클라라 주미 강,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서울=뉴시스] (왼쪽 상단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은·윤보나·김원호, 더블베이시스트 홍성혁. (사진=빈체로 제공)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왼쪽 상단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은·윤보나·김원호, 더블베이시스트 홍성혁. (사진=빈체로 제공) 2026.09.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파보 예르비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지녔으면서도 연주자들에게 놀라울 정도의 자유를 부여하는 지휘자입니다. 구상한 음악적 지향점은 명확하지만, 연주자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단원들이 스스로 그 소리를 발견하고 풀어나가게 이끌어주죠."(바이올리니스트 이경은)

"파보라는 음악가를 설명할 단어를 고르라면 저는 '인간적이고, 섬세하며, 즉흥적이고, 진솔하고, 아름다운'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단원들이) 무대 위에서 진정한 음악가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줘요." (바이올리니스트 윤보나)

"지휘하는 모든 작품에 대해 매우 명확한 음악적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주자들이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만듭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원호)

"단원들을 일방적으로 끌고 간다기보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먼저 보이고, 그 열정이 자연스럽게 단원들의 사운드로 구현됩니다." (더블베이시스트 홍성혁)

2022년 첫 내한 이후 다시 한국을 찾는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EFO) 한국 단원들은 22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예르비가 명확한 음악적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개개인의 음악성을 존중하는 지휘자라고 입을 모았다.

내달 18일(아트센터인천)과 20일(서울 예술의전당) '파보 예르비 &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열린다. 올해 창단 15주년을 맞은 EFO는 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국내 관객을 만난다. 악단은 에스토니아 대표 음악 축제 '패르누 뮤직 페스티벌'의 상주 오케스트라로, 2011년 예르비가 창단해 직접 단원을 선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9년 EFO에 합류한 이경은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단원과 인간적으로 두터운 신뢰와 우정을 쌓아와 무대 위에서 더욱 담대하고 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지휘자의 따뜻한 면모를 강조했다.

2018년부터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보나는 "예르비에게는 우리가 평생 갈고 닦아온 음악가로서의 모습을 무대에서 마음껏 보여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휘자 파보 예르비. (사진=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캡처)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휘자 파보 예르비. (사진=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캡처) 2026.09.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FO는 매년 7월 열리는 패르누 뮤직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단원들은 평소 각자의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등에서 활동하다 축제를 앞두고 모인다. 상시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오케스트라와 달리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합을 맞추는 방식이다. 한국 단원들은 이러한 구조가 EFO만의 강점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2023년 EFO에 선발된 김원호는 "EFO에 참여하는 모든 연주자는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진정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서로 가까운 친구가 된 단원들도 많아 이런 우정과 따뜻함, 신뢰가 EFO만의 특별한 호흡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창단 초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홍성혁은 "(단원들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공통된 방향성이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지휘자를 주축으로 화합이 이뤄진다. 윤보나는 "예르비는 모두를 하나로 모으는 특별한 능력이 있고, 직접 (단원을) 선발해 단순히 연주 실력이 아닌 성격, 에너지, 소통 방식, 음악을 대하는 태도까지 살펴보는데 이는 늘 정확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EFO에 진심으로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온다. 자존심을 내세우거나 경쟁하는 분위기도 없고, 정치적인 문제도 없다"며 "각자의 스트레스는 집에 두고, 오로지 음악을 만들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나누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모인다"고 덧붙였다.

이경은도 "지휘자가 원하는 음악 방향이 명확하기에 단원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며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예르비와 EFO의 음악적 색채를 보여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인천과 서울 공연 1부는 동일하고, 2부 구성이 다르다. 18일에는 브람스 교향곡 1번을, 20일에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

양일 공연 모두 에스토니아 대표 현대음악 작곡가 에르키스벤 튀르의 '패션-일루전'으로 포문을 연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작품은 에스토니아의 문화적 뿌리와 현대적 감각이 공존한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윤보나는 내한공연 레퍼토리에 대해 "EFO의 이념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서로 다른 문화에서 3명의 작곡가가 함께하는데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EFO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김원호는 "튀르가 에스토니아의 활기찬 현대 음악계가 지닌 창의성과 뛰어난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라며 "그의 음악은 바로크 음악의 요소와 미니멀리즘, 록에서 가져온 기법을 결합해 깊은 시적 감성을 지니면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란드 정신이 담긴 시벨리우스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북독일 브람스의 곡이 튀르의 음악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파보 예르비 &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포스터. (사진=빈체로 제공) 2026.07.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파보 예르비 &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포스터. (사진=빈체로 제공) 2026.07.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단원들은 4년 만이거나 처음으로 악단과 고국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관객 특유의 열정과 음악을 향한 애정이 깊은 감동을 준다고 했다.

EFO 단원으로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나는 홍성혁은 "해외 동료들도 한국 관객의 에너지와 열정적인 반응에 늘 감탄한다"고 설명했다. 윤보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동료가 "한국 관객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관객이 보내주는 에너지에서 큰 사랑과 환대를 받는 느낌을 준다"고 전했다.

이경은은 "고국 무대는 언제나 가슴 설레고 특별한 일"이라며 "관객이 보내주는 뜨거운 열정과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에너지가 큰 감동과 행복을 안겨준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악단과 처음 내한하는 김원호는 "EFO가 가진 정신과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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