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이름으로 부른다고?"…영화 '가능한 사랑' 이 대사, 넷플릭스 자막 보니
등록 2026.10.15 14:07:54수정 2026.10.15 14:16:50
넷플릭스, 내달 6일 이창동 감독 영화 '가능한 사랑' 공개
작품 속 '남편 호칭' 대사 번역 하나에도 수많은 고민 거듭
'오빠' 소리나는 그대로 표기해 韓 문화 이해하도록 도와
'스캔들'도 한국어 서체 디자인을 각국 언어로 새로 제작
전세계 시청자 위해 36개 언어 더빙·33개 언어 자막 제공
![[서울=뉴시스] 영화 '가능한 사랑'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6.10.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178_web.jpg?rnd=20260923081039)
[서울=뉴시스] 영화 '가능한 사랑'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6.10.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 다음달 6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의 한 장면. 미옥(전도연)이 예지(조여정)·상우(조인성) 부부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신기해 하며 "남편을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을 처음 봤다"고 말한다.
자막 번역에 참여한 제작진들은 이 대사를 영어로 옮길 때 한참 고민했다. 영어권에서는 남편 이름을 부르는 게 익숙한데, 원문 그대로 번역하면 어색하게 들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칫 한국에서는 남편한테 공손한 문장만 써야 된다고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고민 끝에 제작진은 미옥 대사를 "전 남편을 늘 오빠라고 부른다"고 번역했다. 다른 대사에서 미옥이 남편을 부를 때 호칭도 전부 '오빠(oppa)'로 바뀌었다.
번역가인 달시 파켓 고려대 교수는 15일 넷플릭스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과 함께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 '가능한 사랑' 번역 작업 일화를 이같이 소개했다.
파켓 교수는 "가능한 사랑에서 '오빠'를 소리나는 그대로 번역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어 오빠라는 단어를 이해하기 쉽고, 다른 국가와는 다른 한국 문화, 한국어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말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은 단순히 자막과 더빙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다른 언어로 현지 문화에 맞게 각색하는 일련의 경험과 과정을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36개 언어로 작품을 더빙하고, 33개 언어 자막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가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5.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5/NISI20261015_0002264244_web.jpg?rnd=20261015130920)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가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더빙은 제2의 제작"…작품 하나에 60명 투입되는 보이지 않는 손
더빙 작업에는 한 언어당 50~60명이 참여한다. 성우, 번역가, 각색가, 연출가, 음향 엔지니어, 믹싱 엔지니어 등을 포함한 숫자다.
그는 "넷플릭스가 매년 20편이 넘는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만명 이상의 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라며 "현지 언어로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그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정성껏 전달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피지컬:100'의 경우 '피지컬 100: 멕시코', '피지컬 100: 이탈리아'로도 확장된 바 있다. 멕시코 버전은 공개 첫 주만에 25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올랐고, 이탈리아 버전도 27개국 톱10에 진입했다.
르타트 시니어 디렉터는 "이런 글로벌 확장 배경에 각국 시청자가 자신의 언어로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이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넷플릭스가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모습. 2026.10.15.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5/NISI20261015_0002264245_web.jpg?rnd=20261015131033)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넷플릭스가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개최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모습. 2026.10.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폰트까지 새로 만든다… "AI는 도구일 뿐, 사람 대체 못 해"
한국 고유의 문화적 표현을 살린 사례도 있다.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의 경우 한국적 표현을 각 언어로 살리기 위해 음악감독, 번안가, 성우가 함께 외국어 번역과 녹음에 참여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한국어 서체 디자인도 다른 언어에 맞춰 새롭게 제작해 영상에 반영했다. 해외 시청자들이 대사만이 아니라 화면 속 정보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제니 로스 넷플릭스 미국·캐나다(UCAN)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는 "미국의 경우 한국 콘텐츠의 영어 더빙 수요가 정말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그래서 새로운 작업 방식과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협업하고 있는 다양한 스튜디오 파트너, 로컬라이제이션 회사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하는 역할을 AI가 대체할 수 없다는 게 넷플릭스 생각이다. 르타트 시니어 디렉터는 "AI가 정말 큰 화제고, 업계 내에서도 활발하게 AI 사용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AI는 우리가 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 전문가들이 하고 있는 훌륭한 작업을 대체할 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콘진원과 2024년부터 3년째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하면서 국내 방송영상제작 전문가들에게 글로벌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업계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워크숍과 연계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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