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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일 박사 "인문학 통해 인생의 즐거움과 가치 깨달아야"

등록 2023.02.19 13: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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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강의로 전국을 누비는 80세 노교수의 청년같은 열정

"인생은 읽고 쓰는 과정...하루가 아까운 심정으로 가르치겠다"

코로나19·전쟁·지진 등 혼돈의 시대, 사랑과 포용력으로 극복

 “인문학은 역사, 철학, 사회학, 문학, 그리고 예술, 이 모든 것에 담긴 생각의 흔적을 더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권건일 박사.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인문학은 역사, 철학, 사회학, 문학, 그리고 예술, 이 모든 것에 담긴 생각의 흔적을 더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권건일 박사.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 "갈렙은 85세에 가나안을 정복, 헤브론땅에서 후세들을 길러냈다. 이제 내 나이 80이지만 그동안 쌓은 지식과 인생의 철학을 사는 날까지 마음껏 후학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교육학·평생교육을 연구하다 지난 2010년 수원여자대학교에서 정년한 이후 인문학 재능기부를 통해 배움의 즐거움과 가치를 전해주는 노교수 권건일 박사(교육학)를 19일 만났다.

"인문학이란 한마디로 인간학이다. 인간답게 사는 방법에 관한 해법이자, 문학·역사·철학이 어우러지는 실천적 학문으로 코로나19·고물가·우크라이나 전쟁·북핵위기·튀르키예 지진 등 혼돈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과 지혜이기도 하다"

인문학을 다시 공부하고 또 가르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한 권 박사는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운 심정이다.

인간성의 상실과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삶, 자본주의에 깃든 쾌락 등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류의 역사에 담긴 생각의 흔적을 더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문학”이라며 특히 고전에서 이를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정년 퇴임 이후 위중한 지병이 찾아왔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제 다시 태어났다는 각오로 몸도 추스릴 겸 처가가 있는 전북 남원에 내려와 10여 년째 인문학을 연구했다. 무료 배움의 터전인 ‘지금·여기 인문학당’을 열고 자영업자, 농민, 귀농귀촌인, 퇴직공무원, 전·현직 정치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배우며 가르쳤다"는 권 박사는 70대에 아직도 약사로 활동하는 아내의 성원과 보살핌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황금 소금 지금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유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늘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하고, 여기 이 자리가 중요함을 인식하자는 뜻이라 설명했다.

이처럼 그의 인문학에 대한 열정에 감동한 제자들과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모여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모이는 '토마토인문학회'를 결성케 했다.

경향각지에 사는 70명에 이르는 회원 중에는 그로부터 배운 60대의 교수들를 비롯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강의 때마다 천리길을 마다 않고 찾아오는 이유는 촌철살인의 명강의와 강의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특유의 위트와 유모가 압권이기 때문이다.

이달 마지막 토요일인 25일 오전 9시에도 수원여대 평생교육원 115호 강의실에서 '그대, 관계의 힘이 있는가'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연이 펼쳐진다. 수원시민 누구라도 참석이 물론 가능하다. 그는 인간의 삶은 서로의 관계에서 비롯되며, 인간행복의 본질인 관계의 힘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강연에서 강조할 예정이다.

광역 및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을 비롯한 교육계, 학교 등지에서 아직도 활발하게 인문학 재능기부 강연을 펼치고 있는 권 박사는 비영리단체인 글로벌인성개발협회장도 맡아 인성교육과 인성강사를 배출하는 일도 맡아 하는 등 아직도 마음은 청년이다.

"80년을 살아보니 인생은 읽고 쓰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또 평생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가르치려고 합니다. 하루하루가 아깝다는 심정으로 그동안 삶의 궤적들을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권건일 박사는 인창고·중앙대학교 행정학과를 나와 단국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수원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평생교육원장, 한국유아교육보육행정학회장도 역임한 교육계의 원로다.
 강연하는 권건일 박사

강연하는 권건일 박사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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