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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달' 향하는 인류…'아르테미스' 오늘 오후 발사

등록 2022.08.29 06:05:00수정 2022.08.29 07: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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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아르테미스 1호, 한국시간 오후 9시33분 발사 예정

'아폴로 계획' 이어 50년만에 유일 달 탐사 계획 재개

'달 착륙'은 시작일 뿐…달 기지 구축해 자원 확보·심우주 탐사까지

21세기 新우주경쟁…美·中, 화성 탐사 목표로 우주 개발 박차

[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 센터 39B 발사대에 오리온 유인 우주선이 탑재된 아르테미스 로켓 앞에 슈퍼문이 떠 있다. 2022.06.15.

[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 센터 39B 발사대에 오리온 유인 우주선이 탑재된 아르테미스 로켓 앞에 슈퍼문이 떠 있다. 2022.06.15.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류가 다시 한 번 달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딛고, 그 3년 뒤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으로 달을 다녀온 지 50여년 만이다. 무려 반 세기만에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가 재가동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날 오전 8시33분(한국시간 29일 오후 9시33분) 달 주변 궤도를 비행할 우주발사체(SLS) '아르테미스 Ⅰ(1호)'를 발사한다. 아르테미스 1호에는 민간우주업체가 제작한 우주선 '오리온'이 실렸다.

'태양신' 아폴로 뒤 잇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반세기 만에 다시 '문'으로

프로젝트명인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의 이름이다. 지난 세기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명이었던 태양신 '아폴로'의 누이 이름을 붙이며 이번 프로젝트가 아폴로 계획의 뒤를 잇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발사는 총 3단계에 걸친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걸음이다. 아르테미스 1호는 총 42일 간의 비행을 거치게 되며, 2주 가량 달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10월10일 지구로 복귀하게 된다. 1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진짜 우주비행사 대신 마네킹을 실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하게 된다.

이후 2024년 2단계부터 실제 사람을 태우고 달 궤도를 다녀오게 되며, 2025년 3단계는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에 발사되는 SLS는 높이 98m, 무게 2600톤으로 30층짜리 건물보다 크며, 추력은 약 4000톤(880만 파운드)에 달한다. 길이는 아폴로 우주선을 실었던 '새턴Ⅴ(5호)'의 111m보다 짧아졌지만 추력은 15% 더 강화됐다.
[AP/뉴시스]지난 1969년 7월20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사진 속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 임무 중 달에 있는 미국 국기 옆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지난 1969년 7월20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사진 속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 임무 중 달에 있는 미국 국기 옆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문학적 유인 달 탐사 비용…아르테미스, 민간기업·우방국 협력으로 추진

유인 달 탐사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된다. 1960년대 아폴로 계획에는 당시 예산으로 약 250억 달러가 투입됐는데,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700억~1800억달러(약 230조~240조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폴로 계획 당시에는 나사 예산이 미 연방정부 예산의 4%를 넘기기도 했다.

이번 아르테미스 계획 1단계에도 예산 전망치의 2배를 넘어서는 200억 달러(약 27조원)가 투입됐고 SLS 개발 기간도 수년 이상 지체되면서 프로젝트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25년까지 개발 비용으로 930억 달러(약 125조원)가 배정돼있으며, 1회당 발사 비용은 41억 달러(약 5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나사는 이같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기업 및 타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나사가 단독으로 예산을 쏟아부었던 아폴로 계획과 가장 대조적인 부분이다. 당장 아르테미스 1호에 실리는 우주선부터 민간우주기업인 오리온이 제작했고, 민간 우주 시대의 선두 주자인 스페이스X도 달 착륙선 개발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이에 더해 한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을 비롯한 20여개 우방국들과 함께 국제협력 원칙인 '아르테미스 약정'을 맺고 우주 탐사의 원칙을 세우기도 했다.

달은 '하늘에 떠 있는 광산'…달 기지도 본격 구축

그렇다면 미국은 왜 50여년이 지난 지금 이같은 부담을 안고 다시 달을 밟으려 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달의 '가치'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세기의 유인 달 탐사는 '달에 가는 것' 그 자체가 최종 목표였지만, 이번 아르테미스 계획부터는 달에 장기 체류용 기지를 구축하고 자원 확보·환경 조사·심우주 탐사 준비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저 달에 도달하는 게 끝이 아니라 장기 체류 기지 구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이익이 더 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달이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광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유인 달 탐사의 비용보다 이득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달에는 헬륨-3, 희토류를 비롯해 수십종의 희귀자원이 산재해 있다.
[서울=뉴시스]미국 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달착륙선 스타쉽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달에 착륙한 상상도. (사진 =나사 홈페이지 갈무리) 2021.04.17

[서울=뉴시스]미국 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달착륙선 스타쉽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달에 착륙한 상상도. (사진 =나사 홈페이지 갈무리) 2021.04.17

우주 경쟁, 20세기 미·소대전에서 21세기 미·중대전으로

아폴로 계획 때처럼 '경쟁자의 존재'도 우주 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미국이 아폴로 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당시 우주 개발을 두고 경쟁해왔던 소련이었다.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스푸트니크 1호), 인류 최초의 우주인(유리 가가린) 등을 선점하면서 우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에 미국이 꺼내든 카드가 '인류 최초의 유인 달 착륙'이었고, 이를 통해 우열 관계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었다.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가 전성기보다 힘이 빠진 가운데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우주 굴기'를 선언하면서 달 기지 구축, 심우주 탐사 등을 두고 미국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지금 당장은 아르테미스 계획이 가시화된 미국이 크게 앞장서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른바 '창정 9호'로 알려진 초대형 발사체를 개발해 2030년 이전 유인 달 착륙 탐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중장거리 우주 탐사에서 높은 신뢰도를 보여온 창정 5호를 개량한 창정 9호는 최대 적재 중량만 14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 들어 다시 시작된 우주 경쟁은 유인 달 탐사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전망이다. 우주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과 중국은 모두 이번 유인 달 탐사를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는 여정의 첫 걸음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구축한 달 표면 기지를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의 전초 기지로 삼을 계획이며, 중국 또한 창정 9호를 화성을 비롯한 행성 간 비행에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발사되는 아르테미스 1호가 21세기 우주 경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르테미스 1호 발사 장면은 나사, 국립과천과학관 공식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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