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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교육강령 단독 입수] ② 12년 의무교육 개편의 의미와 실상

등록 2016.05.27 08:00:00수정 2016.12.28 1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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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는 김일성 생일 '태양절'인 15일 창도학교 김일성 동상 앞에서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2016.04.15.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김정은 시대 맞춰 학제 개편  교과서 보급률 절반이하…"시장서 구입, 富의 척도"

【서울=뉴시스】김인구 북한전문기자 = 뉴시스가 입수한 북한의 '제1차 12년제 의무교육 강령'은 2012년 9월 북한의 학제 개편 결정에 따라 2013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초급중학교(중학교), 고급중학교(고등학교)에 적용할 3건의 '교육강령'을 비슷한 시기에 함께 만들었으며, 3건의 문건은 김정은 시대의 북한 교육정책 방향과 교육과정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건이라고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 당국에서도 교육강령을 상당부분 입수해 분석 작업을 벌였으나 강령의 내용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북한의 새 교육강령 내용들이 직접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는 교육강령뿐만 아니라, 소학교 4, 5학년과 초급중학교 1~3학년, 고급중학교 1~3학년 등 8개 학년의 영어 교과서 집필을 위한 '수정 완성된 전개된 집필 요강' 8건도 입수했다. 이들 자료는 북한 학교에서의 영어 교육 실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교육강령은 북한의 초·중등교육의 목표와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은 물론, 각급 학교와 학년별 과목을 결정하고 각 과목별로 어떤 내용을 가르칠 것인지도 규정하고 있다. 현재 북한 초중고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 역시 이 강령에 의거해 만들어진 것이다. 북한 12년 의무교육의 청사진인 셈이다.

【서울=뉴시스】북한 고급중학교 의무교육강령 표지

 북한은 당초 소학교 4년제와 고등중학교 6년제로 된 '11년제 의무교육'(유치원 1년 포함)을 실시해 오다가 2012년 9월 소학교를 5년제로 1년 늘리고, 6년제 중학교를 각각 3년제 초급중학교과 고급중학교로 나눈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북한은 1990년대 경제난 이후 교육예산 부족으로 교복과 교과서, 학용품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자생적 시장이 확산되면서 빈부격차가 확대됐다. 이러한 교육적 위기 극복과 함께 김정은 시대에 맞춰 학제 개편을 단행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2013년 초 소학교,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 교육강령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각급 교과서 편찬과정을 거쳐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새로운 교육제도를 적용해 왔으며, 3년 차인 올 4월1일부터는 완전하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와 교복, 학용품 등의 공급 사정은 여전히 나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유네스코에 보고한 교과서 보급률은 60%이지만 실제로는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종이 부족으로 인해 농촌 등 상당수 지방 학교에는 교과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북한 소학교 수학 교수원칙

 최근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올해 초 평양시 전역의 소학교들에는 국정가격으로 일제히 교과서들이 공급됐으나, 초급중학교나 고급중학교 교과서는 혁명역사 교과서와 수학, 영어 교과서 등만 공급됐다"고 전했다. 나머지는 모두 시장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이로 인해 사람들의 불만이 늘고 있지만 일단 돈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식들만 교과서를 갖고 학교에 가는 현재의 상황을 즐기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며 "지금 북한 학교들에서 교과서가 일종의 부(富)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교과서는 과목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평양의 시장에서는 사회과목 교과서가 북한 돈 3,500~4,500원, 자연 과목은 5,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그는 "지방에서는 1권당 5,000원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컴퓨터 프린터를 이용해 교과서를 복사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그렇지만 당국이 이를 통제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프린트해서 만든 교과서는 팔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김정은 시대에 맞춰 단행한 학제 개편과 그에 따른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정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해소하기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확립과 김정은에 대한 충성 고취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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