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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브렉시트 왜⑤]"금·국채부터 챙기자"…글로벌 자금, 대거 안전자산으로

등록 2016.06.19 06:11:00수정 2016.12.28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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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세계 증시 -2% 하락…채권 금리도 사상 최저
금값 17개월만에 최고, 엔화 가치도 치솟아
세계 금융시장 안전자산 선호 심리 두드러져

【서울=뉴시스】배현진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 콕스 영국 하원의원 피살 사건으로 브렉시트 우려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여전히 세계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채권에는 투자가 몰리면서 세계 주요 선진국 장기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파운드화와 유로화 추락에도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지수는 브렉시트 불확싱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내려간 반면 금가격은 17개월만에 최고점을 경신하기도했다.

 ◇신흥국→선진국 자금 이동… 채권·엔화·금 랠리이어져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진 최근 일주일간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57개국 증시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2.09%를 기록했다. 주요 EU국가인 독일, 프랑스 및 이탈리아 주가는 5월말 대비 6~8% 수준의 주가 조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파운드화 가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처럼 증시 하락폭이 커지자 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채권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563% 기록해 201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30년만기 국채금리 역시 2.383%로 2015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스위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마이너스로 떨어졌으며 독일, 일본, 영국, 호주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는 유로, 파운드, 위안, 호주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는 가운데서도 연일 가치가 상승했다. 최근 한달 동안 엔화는 달러 대비 4.60% 올랐다.

 17일 달러-엔 환율은 104.34엔을 기록하며 일본은행이 지지선으로 여겼던 105엔을 무너뜨렸다. 이에 일본 아소 다로 부총리는 엔고를 잡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브렉시트 발생시 연말까지 엔화가치가 1달러당 9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신흥국과 유럽지역에서의 자금 이탈도 두드러졌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선진국 주식형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됐지만(미국 9억8000만달러, 일본 6억4000만 달러), 서유럽은 47억 달러가 유출됐다. 신흥국 펀드 역시 아시아(10억5000만달러), 남미(1억9000만달러)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또 최근 5거래일 동안 MSCI 신흥국 지수는 4.1% 하락했으며 이머징 통화지수는 1.88% 하락했다.  같은기간 달러화지수는 0.71% 상승했다.

 반면 금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6% 이상 뛰었다. 올해 초에 비해서는 무려 20% 이상 올랐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진 최근 일주일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값은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국제 금 가격은 1298.40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월22일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인 SPDR 골드트러스트에도 5주 연속 투자금이 유입됐다. 금 보유량은 지난 15일 기준 900.75t으로 2013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ETF증권 제임스 버터필 연구 투자 전략 담당은 브렉시트 발생 시 금 가격은 온스 당 14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HSBC  제임스 스틸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영국이 EU에 잔류해도 금값 하락폭은 5%를 넘지 않을 것이며 최소 1220달러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안전자산 선호 경향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IG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은 "영국 내 테러 발생으로 브렉시트 관련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안도 랠리를 이끌만한 호재 역시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엔화같은 경우 강세 압력은 주춤하겠지만 레벨에 대한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신얼 연구원 역시 "투표 전까지는 불확실성에 의한 흐름이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연출될 수 있다"면서 "브렉시트 여부에 따라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는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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