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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다" vs "불량배냐"…경찰채용 '문신 허용' 논란

등록 2020.11.23 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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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규채용시 '문신 기준' 완화 추진

문신 내용·노출 여부 등 기준으로 개선

찬성 "문신으로 불합격은 자유권 침해"

반대 "문신한 조폭도 경찰 될 수 있나"

인권위, 2005년 "평등권 침해다" 권고

[아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신임 경위, 경감 임용자들이 지난 3월12일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임용식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20.03.12. since1999@newsis.com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아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신임 경위, 경감 임용자들이 지난 3월12일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임용식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경찰이 경찰공무원 신규채용 시 기존의 '문신 금지'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이같은 방안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찬성하는 이들은 경찰에게 문신이 허용되는 미국 등을 예로 들며 '문신 유무와 상관없이 인재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하는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문신한 경찰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3일 경찰 신규 채용자들에 대한 '문신 금지 기준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경찰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기준 개선(안)'을 행정예고했다.

경찰이 이번에 추진하는 안은 '문신 기준 항목 개선안'으로 '문신 시술 동기·크기 등의 항목으로 판단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므로 내용 및 노출 여부만을 기준으로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규정에는 '시술 동기·의미 및 크기가 경찰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문신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를 '내용 및 노출 여부가 경찰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문신이 없어야 한다'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또 경찰은 문신에 대한 세부 기준을 행정규칙으로 규정하고 경찰공무원 채용을 위한 신체검사의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문신에 ▲폭력적·공격적이거나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는 내용 ▲사회 일반인의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을 야기할 수 있는 내용 ▲특정 인종·종교·성별·국적·정치적 신념 등에 대한 차별적 내용 등이 담겼을 경우 불합격 판정을 내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모든 종류의 경찰 제복을 착용했을 때 외부(얼굴·목·팔·다리 등)에 문신이 노출되는 경우도 불합격 대상에 포함된다.
"상관없다" vs "불량배냐"…경찰채용 '문신 허용' 논란


이같은 개선 방안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에게 문신을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 논쟁에도 불이 붙었다.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요즘 일반인들도 (문신을) 많이 하는데 문신 때문에 경찰이 못 된다는 것은 자유권 침해라는 생각이 든다", "문신이 있으면 불량배라는 인식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어릴 때 한 문신 때문에 훌륭한 경찰이 될 수 있는 인재를 그동안 얼마나 놓쳤을까",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문신에 굉장히 부정적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그렇지 않은 만큼 문신한 경찰들도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반대 입장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경찰은 경찰다워야 한다. 문신을 하고 싶으면 경찰을 안 하면 된다", "문신한 경찰은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 같다", "문신해도 경찰이 될 수 있으면 조폭들도 경찰이 될 수 있나", "문신한 경찰은 우리나라 정서에는 아직 좀 이른 것 같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 2005년 '경찰공무원 채용 응시자에게 문신을 이유로 불합격 통보를 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라는 취지의 권고를 했다.

당시 인권위는 "문신의 위치 및 노출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문신이 있는 자에 대해 불합격 처리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업무의 필요성을 넘어서 문신한 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잘못하면 노출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에 근거한 것"이라며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 행위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관련 규정에 차별적인 요소가 없도록 개정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권고에 당시 경찰은 "국민의 경찰에 대한 치안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통보하고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올해는 이를 수용하고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문신 규정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관련 민원들도 계속 들어온 것으로 안다"며 "다음 달 3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규제개혁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치면 최종 결정 여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달리 경찰 등 공무원의 문신 규정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서구권 국가들에서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신체 부위라는 조건 아래 문신이 허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마다 경찰에 대한 문신 허용 기준이 다른 미국에서 뉴욕주의 경우 경찰이 근무복이나 제복을 입었을 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문신을 허용하고 있고, 필라델피아 경찰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 하는 문신은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격성이나 성적·인종차별적 의미 등을 갖춘 문신들은 금지되고 있으며, 머리·얼굴·목 등 쉽게 눈에 띄는 곳에 있는 문신 역시 금지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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