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돼지 심장 이식 성공을 둘러싼 3가지 윤리적 문제
BBC "의학적·동물복지·종교적 문제 대두"
향후 발생 가능 거부반응 위험 우려 존재
절차적 정당성에 동물단체 반발도 문제
유대인·이슬람 대상 종교적 문제도 발생
![[볼티모어=AP/뉴시스]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소재 메릴랜드 의료센터 수술팀이 지난 7일(현지시간) 환자 데이비드 베넷에게 이식할 돼지 심장을 보여주고 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미 의료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베넷이 사흘째 회복 중이라고 병원 측이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2.01.11.](https://img1.newsis.com/2022/01/11/NISI20220111_0018325843_web.jpg?rnd=20220111083058)
[볼티모어=AP/뉴시스]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소재 메릴랜드 의료센터 수술팀이 지난 7일(현지시간) 환자 데이비드 베넷에게 이식할 돼지 심장을 보여주고 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미 의료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베넷이 사흘째 회복 중이라고 병원 측이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2.01.11.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된 것을 놓고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는 지난 7일 말기 심장병 환자인 57세 남성 데이비드 베넷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했으며, 사흘 만에 남성의 상태가 호전돼 정상적으로 심장이 작동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환자의 몸이 동물 장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1984년 죽어가던 아기는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뒤 21일을 살았지만 결국 숨졌다.
메릴랜드대 의사들은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유전자 조작(편집)을 거친 돼지의 심장을 사용했다. 이종 간 이식 수술에선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문제가 되는데, 유전자 조작을 통해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돼지 세포의 당 성분을 제거한 것이다.
심장 이식 수술이 완전히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현지에서는 이번 수술이 동물 장기를 이식해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수십 년 동안의 연구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절차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환자 안전을 비롯해 동물 권리 및 종교적 문제에 대한 잠재적인 도덕적 문제들을 지적했다.
환자 안전과 관련해서는 잘 맞는 인간 기증 장기라도 이식된 후에는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동물 장기의 경우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동물 장기 이식에 앞서 기계적 심장 지원 또는 인간 이식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언한다.
옥스포드대 실천윤리센터 줄리언 사불레스쿠 교수는 "치료 직후 환자가 치명적으로 죽을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진행할 수 없다"면서 "개인이 모든 위험을 이해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급진적인 실험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 전에 절차가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매우 엄격한 조직 및 비인간 동물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넷의 이식은 일반적으로 실험적 치료에 필요한 것처럼 임상 시험의 일부로 수행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받은 약은 아직 인간이 아닌 영장류에 대한 테스트도 거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메릴랜드대 의대 측은 BBC에 다른 치료 옵션이 없었고 그것 없이는 죽었을 것이기 때문에 수술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실험실에서 영장류를 대상으로 이것을 인간 수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갈음했다.
동물 보호 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PETA)은 이번 돼지 심장 이식을 "비윤리적이고 위험하며 엄청난 자원 낭비"라고 비난했다. 특히 동물의 유전자를 인간처럼 만들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옥스퍼드대 생명윤리학과 카트리엔 데볼더 박사는 "불필요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경우에만 유전자 편집 돼지를 장기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에 대한 엄격한 규칙을 종교로 따르고 있는 유대인이나 무슬림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거론된다.
유태인 법은 유태인이 돼지를 기르거나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돼지 심장을 받는 것은 "유대인의 식단법을 위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영국 보건부의 도덕 및 윤리 자문위원인 모셰 프리드먼 박사는 말한다.
프리드먼은 "유대인 법의 주요 관심사는 인간의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태인 환자는 동물의 이식이 미래에 가장 큰 생존 기회와 최고의 삶의 질을 제공한다면 동물 이식을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의 경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 동물 재료의 사용이 허용된다는 유사한 결론이 있다.
사불레스쿠 교수는 "누군가가 종교적 또는 윤리적 이유로 동물 이식을 거부하더라도 인간 장기 기증 대기자 명단에서 반드시 우선 순위가 낮아서는 안 된다"며 "어떤 사람들은 장기에 대한 기회가 생기면 목록에서 빼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만큼의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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