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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한강버스 우려 제기…"돌아온 야생 다시 배척하나"

등록 2024.10.16 11:09:39수정 2024.10.16 12: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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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서 한강버스 점검 토론회

[서울=뉴시스]한강버스. 2024.09.22.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강버스. 2024.09.22.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내년 봄 개통 예정인 수상대중교통수단 '한강버스'를 놓고 환경 측면에서 부작용이 작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강버스 점검 토론회'에서 한강 준설 문제를 꺼냈다.

최 팀장은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개발하며 사라졌던 저자도가 돌아왔고 중랑천 철새보호구역과 한강을 찾은 철새들의 쉼터가 됐다"며 "한강버스 옥수 선착장이 들어서면 저자도의 철새들은 무사할까. 돌아온 한강의 야생을 또다시 배척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한강버스 옥수역 선착장은 옥수역 연결통로에서 최단거리에 설치하는 것이 정해져 있었는데 이는 저자도를 다시 파헤치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며 "한강버스가 운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2.2m 수심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반복적인 준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그러면서 "한강버스 운영으로 인한 영향은 저자도와 밤섬 등 특정 지역뿐 아니라 한강 생태계 전역에 가해지게 될 것"이라며 "한강의 철새 서식 현황과 수서·저서(바다나 강 등의 바닥에 사는) 생물 조사 등을 실시해 생태 환경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평가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게 옳은 수순"이라고 꼬집었다.

현 오세훈 서울시장뿐만 아니라 전임 박원순 시장도 한강을 개발하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재은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는 "오세훈 시장이 한강에 배를 띄우는 일에 왜 그리 집착하는지 알 수 없다. 한강 복원을 내세웠던 박원순 시장 역시 한강 운하를 왜 추진했는지 알 수 없다"며 "기성세대 주류 정치인들이 한국 사회의 개발주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신 캠페이너는 "한국이 철 지난 개발 논란에 발목 잡힌 사이에 세계는 기후생태위기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를 풀기 위한 도전을 하고 역량을 쌓아서 더욱 담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시민들과 함께 2026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공약이 필요한지 어떤 정당과 정치인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언급했다.

한강에 띄울 하이브리드 선박에 관해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한강버스는 국내 최초로 전기 배터리와 경유를 함께 사용하는 선박으로 제작된다.
[서울=뉴시스]한강버스 노선도. 2024.09.22.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강버스 노선도. 2024.09.22.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현주 퍼시픽 인바이런먼트(Pacific Environment) 컨트리디렉터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하이브리드 선박의 경우 디젤 엔진과의 단순한 비교만으로 탄소배출량 48%를 상정했으며 이는 국제해사기구의 2030 목표 감소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목표"라고 비판했다.

강 디렉터는 또 "선박은 한번 건조하면 운용기간이 적어도 20~30년인데 이번 건조한 선박이 운영되는 기간 중에 탄소중립목표 기간인 2030을 맞게 되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후 변화 대응을 고려하지 않고 도입된 선박이 '친환경, 환경친화적 도입'이라는 서울시의 계획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왕복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조직국장은 "하이브리드 선박이 기존 디젤엔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육상 대중교통 수단인 전기버스나 지하철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전기버스 도입 계획과 비교했을 때 한강버스의 친환경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왕 국장은 이어 "하이브리드 선박의 배터리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생산은 희귀 금속의 채굴과 가공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폐배터리의 처리 또한 환경적 부담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왕 국장은 또 "한강버스 운행을 위한 준설 작업이 필요할 경우 이는 한강 바닥의 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킬 수 있다"며 "준설 과정에서 바닥에 퇴적된 유기물이 교란되면서 메탄과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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