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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식각장비 부품 수명 획기적 개선…韓 연구진 세계 최초 개발

등록 2025.01.15 10:52:13수정 2025.01.15 13: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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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 박사팀, 부산대와 공동 연구

반도체 제조 중 식각장비 부품수명 증대·오염입자 개선

[창원=뉴시스]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국내 연구진. 왼쪽부터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 선임연구원과 신유빈 석사과정 학생연구원, 부산대학교 이정우 교수.(사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0225.01.15.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국내 연구진. 왼쪽부터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 선임연구원과 신유빈 석사과정 학생연구원, 부산대학교 이정우 교수.(사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 박사 연구팀이 부산대 이정우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식각장비 내부 부품의 수명을 늘리고 오염 입자를 줄이는 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 신(新) 조성과 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여기서 '식각공정'은 반도체 공정 과정 중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원하는 패턴과 구조를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식각공정은 크게 '건식 식각(Dry Etching)'과 '습식 식각(Wet Etching)'으로 나뉘며, 건식 식각을 진행할 때 플라즈마가 사용되는데, 이때 장비 부품과 플라즈마와 반응해 오염 입자를 발생시키는 문제가 있다.

세라믹은 다른 소재보다 플라즈마 저항성(플라즈마를 견디는 힘)이 높아, 반도체 식각장비 내부 소재에서 90% 이상을 차지한다.

배가 바닷물과 부딪혀 녹슬 듯 식각공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즈마가 장비 내부 부품과 지속적으로 반응해 부식과 오염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줄이는 소재로 세라믹이 사용된다.

하지만 반도체의 고집적화로 점점 가혹한 환경에서 식각공정이 진행됨에 따라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세라믹 부품 교체 빈도가 잦아지고 반도체 생산성이 저해되고 있다.

[창원=뉴시스]한국재료연구원 연구팀이 부산대 연구팀과 제작한 투명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 사진과 결정 구조 모델.(자료=한국재료연구원 제공) 2025.01.15.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한국재료연구원 연구팀이 부산대 연구팀과 제작한 투명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 사진과 결정 구조 모델.(자료=한국재료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이에 마호진 박사 등 공동 연구팀은 기존에 주로 활용되는 세라믹 소재인 이트리아(Y2O3), 알루미나(Al2O3), 야그(YAG) 조성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엔트로피 세라믹 조성을 설계하고, 무기공 치밀체(밀도가 높은 고체 상태의 재료) 소결 공정 기술을 통해 99.9% 밀도의 투명한 세라믹을 개발했다.

이와 같은 치밀체는 플라즈마 내성을 요구하는 식각 공정 장비에 활용된다.

연구팀은 또,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구성하는 원소의 결정구조 변화를 확인하고 기공을 제어하는 기술로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투과할 수 있는 투명 세라믹을 개발했다.

고엔트로피 세라믹은 일반 소재와 달리 5개 이상 원소를 혼합해 불순물을 형성하지 않고 하나의 균일한 구조를 형성하는 세라믹이다.

기존 소재와 다르게 높은 내열성과 우수한 내마모성, 낮은 열전도성 등 새로운 특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열 차폐 재료, 촉매 및 에너지 저장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플라즈마 저항성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고, 공동 연구팀은 이에 주목해 연구개발을 진행하여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식각율이 낮은 소재는 오염 입자가 적고 내구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원=뉴시스]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오른쪽) 선임연구원과 신유빈 석사과정 학생연구원.(사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0225.01.15.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오른쪽) 선임연구원과 신유빈 석사과정 학생연구원.(사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0225.01.15. [email protected]

연구팀이 개발한 고엔트로피 투명 세라믹은 사파이어와 비교했을 때 1.13% 수준으로 낮은 식각율을 나타냈다.

또한 플라즈마 저항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이트리아(Y2O3)에 비교했을 때는 8.2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식각율이 낮아 뛰어난 내구성을 입증했다.

KIMS 마호진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공정 중 플라즈마 식각공정은 미국과 일본의 소재·부품·장비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대외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다"면서 "이번 연구성과는 지금까지 연구된 적이 없는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내플라즈마성 소재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대표적 사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소재 자립화를 통해 부품 국산화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재료연구원 자체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라믹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높은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세라믹스(Journal of Advanced Ceramics, IF: 18.6)' 1월1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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