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SK하이닉스, '삼각동맹'으로 위기 돌파[반도체 美 사업 어디로②]

등록 2025.02.15 09:01:00수정 2025.02.15 09:2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보조금·관세 등 트럼프발 불확실성↑

인디애나 공장으로 HBM 동맹 강화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했다.(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photo@newsis.com 2024.04.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했다.(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email protected] 2024.04.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트럼프발 불확실성 시대를 맞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TSMC와 AI 반도체 삼각동맹을 내세워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 내 투자 기업에 지급하기로 했던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 재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이었던 반도체법을 통해 4억5800만 달러(약 6600억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기조에 맞춰 보조금 지급 요건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보조금을 받기로 한 바 있다. 아직 실제 지급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외신은 트럼프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일부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지적했다고 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전체 D램 생산량의 40%와 낸드 20%를 만든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조금 지급 요건에서 전임 정부가 강조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화하는 대신 초과 이익 공유 비율과 중국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투자에 대한 제한이 강화될 경우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중국 내 공장 운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설계)-TSMC(생산)-SK하이닉스(HBM 공급)로 이어지는 삼각동맹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HBM을 TSMC의 대만 공장에서 조립해 미국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공장과 함께 TSMC가 건설 중인 애리조나 공장까지 완공되면 3사 중심 AI 반도체 공급망이 더 공고해질 수 있다.

특히 차세대 HBM인 HBM4부터는 구조가 달라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기술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미국 현지에서 TSMC와의 생산 협력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 엔비디아는 올해부터 HBM4가 여러개 탑재된 루빈, 루빈 울트라 등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차세대 GPU는 SK하이닉스에 수익성이 큰 모델인 만큼 인디애나 공장을 전진기지 삼아 엔비디아와의 AI 반도체 협력 논의를 더 밀접하게 진행할 수 있다.

반도체 관세의 경우 반도체 수입업체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데다, 설령 관세가 현실화되더라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선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 HBM의 주고객이 엔비디아이긴 하지만 실제 HBM이 수출되는 곳은 대만 TSMC이며, 대만에서 조립해 엔비디아로 수출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은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HBM 경쟁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마이크론은 대다수 생산기지가 미국이 아닌 대만, 일본 등 해외에 위치한 만큼 관세 부과로 인한 실익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반도체 산업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고 기업별로도 영향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아직 공장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진 않은 만큼 보조금 지급, 관세 등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대미(對美)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꾸려 오는 19~20일 워싱턴 D.C.를 공식 방문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미국을 방문하는 경제사절단으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