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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협상 엑스맨은 트럼프?…"예측불가 요구로 대표단 신뢰↓"

등록 2025.04.24 16: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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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표단, 합의 체결할 권한 있나 확신 못 해"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흑인대학(HBCU)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이후 이어진 대중 관세 인하 관련 질문에 “그건 중국에 달려 있다”라며, “중국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2~3주 내로 자체적인 대중 관세를 새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4.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흑인대학(HBCU)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이후 이어진 대중 관세 인하 관련 질문에 “그건 중국에 달려 있다”라며, “중국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2~3주 내로 자체적인 대중 관세를 새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4.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발(發) 상호관세 90일의 협상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예측이 어려운 그의 행보가 협상에 불확실성을 가중한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 시간) 트럼프 2기 상호관세 협상을 분석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요구를 고려하면, 그 대리인들에게 합의를 체결할 권한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예측 불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특징짓는 말이다. 예상 못한 행보로 판을 흔들어 상대에게 혼란을 안기고, 그 틈을 타 협상의 주도권을 잡는 방식이다. 언론에서는 '미치광이 전략'이라는 말로도 자주 소개된다.

지난 2일 발표된 국가별 상호관세와 이후 갑작스러운 90일 유예는 이런 전략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각국이 앞다퉈 협상을 요청한다며 "내 엉덩이에 키스하고 있다(kissing my ass)"라고 과시했다.

그러나 돌발적으로 나오는 그의 발언이나 요구가 미국 측 대표단 입지를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와 함께 "외국 정부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이 (협상의) 걸림돌"이라고 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이미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좀처럼 개시되지 않는 상황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번 주까지 18건의 협상안을 문서로 받았다. 아울러 행정부 무역팀은 이번 한 주 동안에만 34개 국가와 회의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90일의 협상 기간 모든 국가와 합의를 마무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NYT는 무역 전문가들을 인용, "전통적인 무역 합의는 통상 몇 달, 몇 년이 걸린다"라며 "불가능해 보이는 과업"이라고 평했다.

NYT는 이어 "동시에 많은 합의를 협상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많은 부처가 여전히 인력 부족 상태고, 중간급 당국자들은 아직 인준을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선협상 대상으로 꼽힌 한국, 일본과의 합의도 쉽지 않으리라는 게 매체 지적이다. NYT는 "일본과 같은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와의 대화는 보다 복잡할 수 있다"라며 철강·자동차 등 예민한 품목을 거론했다.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사장은 "일본은 동맹을 보존하고 트럼프와의 평화를 유지하려 하지만, 자국의 이익 포기는 원치 않는다"라며 "한쪽으로 기운 합의를 향해 압력을 받는 일에는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NYT는 아울러 한국의 협상 카드로 거론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등 일부 사안의 경우 "결실을 맺을 때까지 최소 5년이 걸릴 수 있다"라고 했다.

또 "한국 당국자들은 무역 불균형은 물론 천연가스 구매와 투자 확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대통령이 탄핵되고 6월3일에야 선거가 열리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협상할 입장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라고 했다.

NYT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압박을 거론, "무역 장벽이 유지된다면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의 소기업을 중심으로 조만간 파산의 물결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중국을 포함한 미국 최대 교역 상대국 일부는 협상 테이블에 끌어오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중국 관세를 누적 145%까지 끌어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한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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