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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잠재성장률 1.6%까지 추락한다…생산성 개선 발등의 불

등록 2025.05.14 17:00:00수정 2025.05.14 18: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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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韓 잠재성장률 1.8%, 내년 1.6% 추정

생산성 둔화, 인구 고령화로 급락…2040년엔 0%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등 생산성 개선 노력 필요"

"반복적인 경기 부양, 재정 적자 기조 만성화 불러"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2025.05.1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2025.05.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1.8%로 추정했다. 또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노동·자본·자원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수준을 의미한다.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셈이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내수 부진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잠재성장률의 급격한 하락은 우리 경제가 마주한 또 하나의 위험신호로 여겨진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올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또한 2040년대에는 잠재성장률이 0% 내외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잠재성장률과 경제성장률은 비슷한 경로로 움직인다. 2000년대 초반 5% 안팎이었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들어 3%대로 떨어진 뒤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며 2020년대에는 2% 근처까지 떨어졌다.

올해를 기점으로 잠재성장률은 1% 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제전망(economic outlook) 업데이트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25년 2.02%, 2026년 1.98%로 전망했다. 또 KDI가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올해 1.8%, 내년 1.6%다.
[서울=뉴시스] 12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경제전망 업데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5년 2.02%에서 2026년 1.98%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선진국 중 잠재성장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 중이다. 지난 2016년 2.99%에서 2026년 1.98%로 10년 만에 1%포인트(p) 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2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경제전망 업데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5년 2.02%에서 2026년 1.98%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선진국 중 잠재성장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 중이다. 지난 2016년 2.99%에서 2026년 1.98%로 10년 만에 1%포인트(p) 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두 가지 이유는 생산성과 인구구조 변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총요소(노동·자본)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성장률이 떨어졌다. 팬데믹 이후에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 증가세 둔화도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생산 효율이 점점 떨어지는 동시에 투입할 수 있는 노동력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뜻이다.

KDI는 우리나라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인 0.6% 수준을 유지한다면 잠재성장률이 2031~2040년에는 0.7%, 2041~2050년에는 0.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제 구조개혁이 지체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0.3%까지 떨어지는 비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204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명목성장률은 재정 투입이나 금리 인하 같은 경기부양책으로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나라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부채를 일으켜 성장을 견인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술 혁신, 생산성 향상, 인구구조 개선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끌어 올리는 게 근본적인 해법일 수 밖에 없다.

KDI는 반복적인 경기 부양으로 재정 적자 기조가 만성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정 지출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할 수 없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세수 여건도 악화하는 추세여서 재정을 동원할 수 있는 여력이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GDP 대비 50%에 근접했다. 매년 100조원 안팎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국가채무 비율은 빠르게 상승 중이다. 이 비율은 2050년 이후 GDP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규철 실장은 "진입장벽과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등 생산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거시정책 기조도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를 감안해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 여건 악화와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제화 등을 감안해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지연 KDI 전망총괄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5.05.0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지연 KDI 전망총괄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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