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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타르 도하 첫 공습…국제사회 "주권 침해" 비난(종합2보)

등록 2025.09.10 02:54:43수정 2025.09.10 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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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실 "이스라엘의 단독 작전"

하마스 망명 지도부 카타르 기반 두고 활동

유엔·중동 국가 등 국제사회 규탄 이어져

[도하=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도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표적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2025.09.09

[도하=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도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표적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2025.09.09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이스라엘이 9일(현지 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자들을 노린 공습을 펼쳤다고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소식통이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하마스 정치국원들이 거주 중인 도하의 한 주거용 건물을 타격했다.

이스라엘군(IDF)은 공습 직후 성명에서 "IDF와 이스라엘 보안국(ISA)은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정밀 타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 동한 하마스 지도부는 테러 조직의 작전을 주도해 왔으며, 잔인한 (2023년) 10월 7일 학살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또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조직하고 관리해 왔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의 단독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오늘 하마스 최고 테러 지도부에 대한 조치는 완전히 독립적인 이스라엘의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이(작전)를 계획했고, 실행에 옮겼다"며 "이스라엘이 공격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공습은 최근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버스 총격 테러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공격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버스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테러로 6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도하 공격의 대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휴전 협상을 위해 파견된 하마스 대표단이 이스라엘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이날 공격으로 하마스 수석 협상가 칼릴 알 하이야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지만, 하마스는 이를 부인했다 하마스는 알하이야는 살아 남았지만 그의 아들과 보좌관이 숨졌다고 밝혔다.

알하이야는 전날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회담하는 등 휴전 협상을 주도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 공습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은 내 (휴전) 조건을 수락했다. 이제는 하마스도 (나의 휴전안을) 수락할 때"라며 "나는 하마스에 수락하지 않을 경우의 후과를 경고했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경고이고, 또 한 번은 없다"라고 했다.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관은 현지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개월간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하마스 연계 세력을 공격했다. 특히 2024년 7월 테헤란에서 하마스 핵심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정치국장을 암살했고, 레바논과 가자지구 내 지도부를 제거했다.

하니예는 테헤란에 오기 전 도하에서 10여 년간 체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월 17일 안보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총리실 X) 2025.01.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월 17일 안보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총리실 X) 2025.01.17. *재판매 및 DB 금지

카타르 정부는 이번 공격을 강하게 비난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스라엘 공습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비열하다"며 "(공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 공격은 모든 국제법과 규범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며, 카타르 국민과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며 "카타르는 우리의 안보와 주권을 겨냥한 어떤 위협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카타르 심장부를 공격하면서 국제 사회 규탄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는 범죄 행위이자 국제법과 규범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사우디는 카타르가 자국의 안보와 주권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오늘의 사건은 이스라엘이 저지른 일련의 침략에 속한다"며 "역내 국가들의 안보와 안정을 달성하려는 모든 노력을 무너뜨리려는 이스라엘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공격은 "위험한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고, 튀르키예 외무부는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이번 공격은 "평화를 이루기보다 전쟁을 지속하려는 이스라엘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습은 "이유가 무엇이든 용납할 수 없다"며 "카타르 국민 및 군주인 셰이크 타밈 하마드 알 타니와 연대를 표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이 지역으로 퍼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카타르의 주권을 침해하고 지역 전반에 긴장을 더 고조시킬 수 있는 행위"라며 "우선순위는 즉각적인 휴전, 인질 석방,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원조 허용"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공습에 대해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노골적으로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정말 심각한 소식"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마스 망명 지도부는 카타르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 왔다.

이번 공습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이 카타르 영토를 공격한 첫 사례다. 카타르는 전쟁이 시작된 후 양측 사이에서 휴전 협상을 중재해 왔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시리아 등 친이란 세력을 공격한 적은 있지만, 미국, 이집트 등 국가들과 휴전 협상을 주도해 온 카타르를 타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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