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청소년·시민 단체 "학원 '심야 교습시간 연장' 조례 즉각 폐기하라"
'국민의힘의 학원 심야교습시간 연장 규탄 범시민행동'
10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서 기자회견 개최
"학생의 삶을 잠식하는 교육 자본주의의 확장 논리"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해 3월 서울의 한 대형학원에 마련된 의학계열 수능 강의 야간특별반 관련 입간판 모습. 2024.03.07.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31/NISI20251031_0001980848_web.jpg?rnd=2025103116055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해 3월 서울의 한 대형학원에 마련된 의학계열 수능 강의 야간특별반 관련 입간판 모습. 2024.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서울시 고등학생의 학원 및 개인과외 교습 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조례안에 반대하는 교육 시민단체, 학부모, 청소년 등이 조례안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학원 심야교습시간 연장 규탄 범시민행동(119개 기관 및 단체)'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입구에서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연장 조례안의 즉각 폐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최근 정지웅 서울시의원(국민의힘·서대문구 제1선거구)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교과교습학원, 교습소와 개인과외교습자의 교습 시간을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교습 시간을 정비함으로써 학습권을 보장하고 타 시도교육청과의 교육 형평성을 제고할 취지로 발의됐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조례는 서울 학생의 교습 시간을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한다. 만약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교습 시간은 현상 유지되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만 자정까지 연장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청소년은 밤 10시가 넘으면 PC방, 노래방, 찜질방 등 놀이와 쉼을 위한 시설은 이용할 수 없다. 자정에 노래방에서 집 가는 건 위험하고 학원에서 집 가는 것은 안전한가"라고 물었다.
그는 "지금도 청소년들은 과중한 입시 경쟁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청소년의 휴식권을 짓밟는 조례"라고 비판했다.
학부모들도 학생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부모의 경제력 등에 따른 교육 격차가 심화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어른들도 거의 귀가해 대중교통도 운영 회차를 줄이는 시각까지 학생들이 학원에 머물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고 통과시킨다는 것의 의미는 대중교통이 아닌 개인 차량으로 라이딩이 가능한 가정이나 택시비를 감당할 가정에서 자정까지 학원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격차를 기본적으로 내재하고 안전을 돈으로 해결하라는 것과 다름없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서울 고등학생의 학원 및 교습 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명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장은 "학습권 보장 명분 뒤에 숨은 인권침해 사항"이라며 "공부할 권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학생의 삶을 잠식하는 교육 자본주의의 확장 논리"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학생은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존엄한 인간"이라며 "서울특별시의회는 이번 조례안을 즉각 철회하고 학원 시간 연장이 아닌 공교육 내실화, 학습 격차 완화, 학생 삶의 질 개선이라는 진정한 교육개혁의 방안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연장 조례안에 반대했다.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구 제3선거구)은 "밤 12시까지 학원 수업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사회 구조가 어딨느냐"며 "우리 사회에 양심과 지성이 살아있다면 이번 조례 개정안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할 서울시민, 주권자의 뜻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소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참담하고 죄송하다"며 "학원에서 밤새워 공부하는 게 미덕이 되는 사회가 아니라 학생들이 적정한 학습 시간 누리고, 학습 시간이 지나면 충분한 휴식과 수면권 보장할 수 있게 하는 게 저희(서울시의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