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빚투·ELD' 등 정조준…이찬진 "금융사 단기 성과주의 엄정 대응"
금감원장,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주재
레버리지 투자 급격한 확대에…全금융권 빚투 요인 점검
"불완전판매 적발시 ELS 준하는 제재"…정기·수시검사 강화
잇따른 전산시스템 오류에…중대사고 발생시 즉각 현장검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위험 대응 첫 안건에 '빚투(빚내서 주식투자)'와 주가연계상품, 금융사 전산시스템 오류 등을 올렸다. 특히 전쟁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빚투 상품부터 은행의 지수연동예금(ELD) 등 고위험 투자상품 전반에 대해 경고에 나섰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0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주요 리스크 요인들을 점검했다.
협의회는 최근 중동 상황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업권·상품과 민생범죄 등과 관련해 소비자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금융회사의 단기 성과주의, 소비자 이익을 등한시하는 상품 제조·판매 관행에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급격히 확대된 레버리지 투자가 반대매매(강제청산)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가 가중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협의회는 증권사가 신용거래 핵심 위험을 소비자에게 충실히 설명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위험 요인 확산이 우려될 경우 즉각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은행권의 신용대출과 예금담보대출, 저축은행의 스탁론, 카드사의 카드론, 보험사의 약관대출 등 전 금융권에 걸친 잠재적 빚투 요인을 점검하고 지나친 쏠림에 대비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은행 창구를 통한 주가연계상품 판매 증가 추세에도 주목했다. 최근 증시로의 머니무브 가속화로 은행에서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ELD, 변액보험 판매 증가 추세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5대 은행의 ETF 신탁 납입액은 2025년 상반기 4조9000억원에서 하반기 15조600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ELD 판매금액도 같은 기간 4조3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변동성 장세에서 금융회사의 단기 실적 달성을 위한 고위험상품 투자 권유나 불완전판매가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협의회는 주가연계상품 판매시 소비자에게 핵심 위험을 충실히 설명하도록 지시하고 위험 요인 확산이 우려될 때는 즉각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위험상품의 판매 한도를 검토하는 등 자체적인 리스크 강화를 당부하는 한편 기존 고위험상품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변액보험 관련해서는 상품 구조나 펀드 관리·운용 등 가입시 유의사항을 안내토록 하고, 향후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경우 검사 필요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금감원 정기·수시검사에서도 고위험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중점 점검하도록 하고, 위규 사항이 적발되면 은행권 ELS 제재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의회는 증권사·은행 등 전산시스템 오류로 야기되는 소비자 피해 우려도 지적했다.
이달에만 해도 지난 9일 한국거래소 원유 선물 종목의 처리 오류로 거래 주문이 일시 중단되는 전산 사고가 발생했으며, 5일에는 일부 증권사 앱에서 계좌 잔고 서비스 오류가, 10일에는 토스뱅크 전산에서 엔화 환율 고시 오류가 발생했다.
협의회는 금감원 내 금융사고 접수 센터를 24시간 운영하며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중대 금융사고 발생시 즉각 현장검사와 연계해 조치할 예정이다.
또 증권사 거래 시스템과 은행 환전시스템 등을 금융회사들이 자체 점검하도록 지시하고 내부통제 지도 강화도 요구했다.
보험 부문에서는 판매수수료 제도 개편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논의했다.
보험권의 법인보험대리점(GA) 판매 수수료 제도 개편 시행 전 대규모 정착 지원금을 통해 설계사의 이직을 유도하고, 이직한 설계사가 기존 고객의 계약 승환을 권유하는 등의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예기치 못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협의회는 상품 설계·판매·유지관리와 보상 등 주요 단계별 핵심 성과지표(KPI)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한편, 보험 모집 질서 혼탁 행위에 대한 엄단 의지를 표명하고 긴급 검사를 실시해 대응하도록 했다.
이 밖에 카드사 가상계좌와 은행 자유적금계좌 등이 범죄에 악용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협의회는 가상계좌가 피싱 편취 자금 세탁에 악용되지 않도록 카드사에 계좌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중고거래 범죄 악용 가능성이 높은 은행의 고액 자유적금계좌 등의 과도한 개설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조치했다.
일부 유튜버, SNS 인플루언서들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전담 24시간 모니터링 팀 구성을 계획 중이다.
한편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는 이찬진 원장의 첫 조직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소비자 위험 진단·대응 관련 최고 협의 기구다. 금감원은 협의회를 매달 정례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종전에는 위험 진단이나 분석이 담당 부서의 라인 위주로 이뤄져 특정 업권이 주목하는 위험만 보고되는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부서 간 칸막이를 넘어 각 부문별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리스크 요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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