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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눠주면 미래는?"…제 살 깎는 성과급 요구[기자수첩]

등록 2026.05.15 0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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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눠주면 미래는?"…제 살 깎는 성과급 요구[기자수첩]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인도 기업이 엄청난 투자를 하며 삼성바이오의 불안한 틈을 파고들려하고 있어요. 눈앞의 실리만 찾다 미래를 잃습니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통찰을 가진 한 인사가 깊은 탄식과 함께 쏟아낸 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의 성과급 논란이 특정 기업을 넘어 우리 사회에 불안과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성과급 체계의 구조적 개편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OPI) 재원으로 확보하는 것과 지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평균 14%의 임금 인상과 350만원 정액 인상은 물론, 1인당 3000만원 타결금 지급도 요구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제도화와 궤를 같이하는 형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692억원으로,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20%인 4000억원 이상을 매년 성과급으로 확보해야 한다. 4000억원을 임직원 5455명(작년말 기준)으로 단순 나누면 1인당 평균 7000만원 안팎을 받는 셈이다.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도 신입사원 기준으로 21.3%에 달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4000만~5000만원에 그치는 걸 감안하면, 일반 대중엔 괴리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또 노조가 제시한 단협 요구안에는 신규채용, 인사고과, M&A 등 핵심 경영 사안 관련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경영권 침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러한 요구들은 노동자의 전반적 처우 개선보단 눈앞의 실리에 집중하고 있단 의혹을 자극한다. 장기간의 노사 갈등 속에서 불안함을 떠안은 건 주주, 협력사, 환자다.

기업의 실적은 노동자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 환경, 수요, 환율과 원자재 가격, 투자 성과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핵심 환경 중 하나인 글로벌 시장 상황은 또 어떤가. 이 회사 사업 분야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세계 시장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중 갈등 속 기회를 찾고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후지필름 같은 기업이 무한경쟁에 뛰어들었다.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며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다. 사실상 전쟁터인 글로벌 CDMO 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반도체 공정 이상으로 민감하다. 삼성의 고객사인 빅파마에게 의약품 품질 보장과 납기일을 맞추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한 리스크를 매우 기피하는 성향을 가졌다. 갈등 장기화로 삼성바이오의 신뢰가 세계 시장에서 떨어진다면 다시 끌어올리는 건 어려울 것이고, K바이오 전체로 확산되는 건 쉬울 것이다.

노사는 단기적 이해를 넘어, 미래란 큰 그림을 보고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강경 대응만 계속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놓치는 건 단순한 하루 생산량이 아니라 세계 정상이란 미래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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