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지대' 사내대출 논란에…금융당국, 일단 '기업 자율규제' 유도
이찬진 금감원장 "복지 영역 DSR 연계 고민…직접 개입은 조심스러워"
삼전닉스 최대 5억 연 1%대 대출, 가계부채 자극 지적도
기업들, 선순위 근저당 120% 설정 등 자체 안전장치로 논란 차단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매물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5.1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8/NISI20260518_0021286971_web.jpg?rnd=20260518135710)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매물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5.18. [email protected]
다만 임직원 복지 및 사적 거래에 해당하는 영역인 만큼 금융당국이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우선 기업들의 자율 규제에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사내대출의 규제 필요성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당시 이 원장은 "기업복지 영역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스템에 연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저당권 설정 방식의 경우 기술적으로 DSR에 일정 부분 편입하는 방안을 금융위와 논의했지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지만 결정권자가 아닌 만큼 속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내대출 한도를 확대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는 임직원에게 연 1.5% 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임금협상을 앞둔 SK하이닉스 노조 측에서도 주택 구입 자금의 사내대출 한도를 기존 1억 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통상 회사 자체 유보금을 활용해 대출을 제공하는데,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통하거나 회사가 해당 주택에 직접 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이 같은 사내대출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망에 걸리지 않는 사각지대라는 점이다. 사내대출은 금융회사 대출이 아닌 사내 복지 성격이어서 일반적인 담보인정비율(LTV)과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해당 기업 직원들은 은행에서 DSR 40% 한도를 꽉 채워 대출을 받은 뒤, 사내대출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연간 가계대출 목표율을 조이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이어가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세 역시 주택 구매를 위한 신용대출 동원 양상이 가팔라지고 있어, 사내대출이 가계부채 불씨를 다시 키우지 않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다만 기업 임직원의 복지 혜택이나 사적 거래 성격이 짙은 사내대출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땅치 않다. 금융당국이 사내대출 공시 강화나 회계처리 기준 정비 등의 우회적인 방안을 검토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기업들의 자율적인 통제 장치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이 같은 형평성 논란과 가계부채 우려를 의식해 사내대출 실행 시 선순위 근저당을 110~120%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사내대출로 주택을 구매할 때 선순위 근저당이 잡히면 역으로 은행권에서의 추가 대출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업들은 규제지역 내 대출 제한, 주택 평수 제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 분할 상환 의무화 등 자체적인 안전장치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기업들이 스스로 여러 리스크 차단 장치를 마련하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며 "사내대출 확산이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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