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장윤기 부친, 형사처벌 '완전 면제'일까…'교사죄' 가능 여부 주목

등록 2026.07.07 15:08:09

장윤기 부친, 증거인멸 혐의 입건 안 돼

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 가능성

"직접 청탁한 구체적 물증 드러나야 가능"

검찰 보완수사권 확보 등 장치 필요성도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7일 광주광산경찰서에서 장윤기(23) 여고생 살인 사건의 부실 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 물품을 챙겨 이동하고 있다. 2026.07.07. goodwrite97@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7일 광주광산경찰서에서 장윤기(23) 여고생 살인 사건의 부실 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 물품을 챙겨 이동하고 있다. 2026.07.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의자 장윤기(23)의 부친인 현직 경찰이 아들의 핵심 증거를 직접 폐기하고도 형법상 '친족 특례'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수사 기밀 유출을 유도하거나 증거인멸을 교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다른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 형사부장을 팀장으로 검사 4명, 수사관 1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사무실과 장윤기 부친인 장 모 경감의 주거지 등 5곳을 공무상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전날 경찰청 특별수사팀이 전 광산서 수사팀장 A경감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긴급체포한 데 이어 검찰도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현재 장 경감은 형법 제155조 제4항(친족간의 특례) 조항에 따라 증거인멸 혐의로는 입건되지 않았다. 이 규정은 친족이 본인을 위해 증거를 은닉하거나 인멸한 경우 형사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장 경감은 아들의 자취방에서 성범죄 동기를 입증할 물증인 '훼손된 리얼돌'을 폐기하고 과거 휴대전화들을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행위 자체만으로는 증거인멸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장 경감의 행위가 단순한 친족의 증거인멸에 그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도 확인되고 있다.

광산서 수사팀은 구속된 장윤기와 장 경감 간의 전화 통화를 연결해 줬고, 장 경감에게 자취방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영장 신청 예정 사실 등 내밀한 수사 진행 상황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 경감은 이를 이용해 자취방에 들어가 핵심 증거를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의 부실 수사 의혹도 잇따라 제기됐다. 경찰은 장윤기의 차량에서 발견된 결박 도구로 추정되는 '케이블 타이'를 확보하지 않았고, 이달 초 A경감의 지시로 해당 증거가 찍힌 차량 수색 영상을 삭제한 의혹도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리얼돌 DNA 감식 보고서 역시 검찰 송치 과정에서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 2026.05.14. lhh@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 2026.05.14.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장 경감을 단순 증거인멸이 아닌 공무상비밀누설 교사나 증거인멸 교사 험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 변호사는 "자신이 직접 아들의 증거를 폐기한 행위 자체는 친족 특례로 면책될 수 있다"면서도 "수사팀장에게 구속영장 내용이나 원룸 비밀번호 등 내밀한 수사 기밀을 넘겨달라고 요구해 받아낸 부분은 친족 특례와 무관하게 '공무상비밀누설 교사죄'와 '증거인멸 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까지는 법리적 문턱이 높다는 신중론도 있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광선 법무법인 더쌤 변호사는 "수사당국이 장 경감을 아직 입건하지 않은 것을 보면 법리 적용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수사팀과 공범 관계로 묶이더라도 아버지가 한 행위라면 여전히 친족 특례 면책 범위에 들어갈 여지가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장 경감이 수사팀에게 직접 '증거를 인멸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청탁한 구체적인 물증이 통화 기록 등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면 증거인멸 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면서도 "비밀번호 유출 등의 행위를 공무상 비밀누설 교사나 공범으로 묶을 수 있을지는 해당 정보가 법률상 엄격한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지 범위를 따져봐야 하므로 현 단계에서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인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 판례상 본인의 증거인멸은 무죄이나 수사팀장에게 교사해 증거를 없애게 했다면 처벌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처럼 비위 경찰관의 직무상 범죄에 대한 법적 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의 실질적인 보완수사권 확보 등 사법 통제 장치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한편 경찰청은 유착 논란이 커지자 홍장득 총경을 팀장으로 하는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을 본격 가동하고 전날 긴급체포한 전 광산서 수사팀장 A경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향후 관련 제도들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한편,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부실 대응과 유착 등 제반 문제점들을 면밀히 분석하겠다"며 "경찰관 친족 관련 사건처리의 투명성을 높일 추가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은 형법상 친족 특례와 별개로 행정 징계를 내리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징계벌과 형사벌은 그 목적과 내용, 대상 등이 서로 다르다"며 "형법상 친족 특례 규정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감찰조사 결과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가공무원법, 경찰공무원 징계령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징계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