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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인사 반발' 경찰들 집단 삭발…"잠재적 범죄자 아냐"(종합)

등록 2026.08.03 15:46:41수정 2026.08.03 16:56:24

14명 삭발…"생존권 지켜달라"

근조화환 50여개·항의서한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반대 삭발을 하고 있다. 2026.08.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반대 삭발을 하고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정부의 강제 순환인사 방침과 감찰 인력 증원 정책을 둘러싼 현장 경찰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 각지 경찰관들은 3일 경찰청 앞에 근조화환 50여개를 보내고 집단 삭발까지 단행하는 등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경찰관 노조 대안 조직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구성한 '강제 순환인사 반대 등 경찰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투쟁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정문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집단 삭발을 진행했다.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경찰관과 직협 관계자 등 약 100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기만적인 감찰 증원' '강제 순환인사 결사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순환인사 절대 반대" "강제순환 즉각 중단하라" "현장 목소리 외면하는 지휘부를 규탄한다" "감찰 증원 철폐하라" "전국 경찰 단결하여 현장 치안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반대 삭발을 하고 있다. 2026.08.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반대 삭발을 하고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투쟁위는 "일부 비위 사건을 이유로 전국 경찰관을 획일적인 순환인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현장의 전문성과 지역 치안의 연속성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는 인사 방침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투쟁위 위원장과 집행위원 등 10명이 삭발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출정식이 진행될수록 현장 참석자들이 잇따라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삭발 인원은 14명으로 늘었다.

삭발에 나선 경찰관들은 흰색 가운에 '강제 순환인사 반대'라는 글씨를 새긴 채 차례로 의자에 앉았다. 이발기가 머리 위를 지나갈 때마다 잘린 머리카락이 바닥에 수북이 쌓였고, 경찰관들은 입을 굳게 다물거나 눈을 감은 채 결연한 표정으로 삭발을 받아들였다.

삭발이 이어지는 동안 눈물을 훔치거나 울부짖는 경찰관들도 있었다.

김갑보 충남 금산경찰서 직협 회장 투쟁위 집행위원은 삭발 도중 "우리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퇴직을 1년 남겨두고도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현실이 억울하고 분통하다"고 울먹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반대 삭발을 하고 있다. 2026.08.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반대 삭발을 하고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그는 "우리의 요구는 거창하지 않다. 생존권을 지켜달라는 것"이라며 "현장 경찰관이 이렇게 울부짖고 있는데 경찰청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 직무대행이 직접 나와 현장 경찰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재용 경기남부 이천경찰서 직협 회장 투쟁위 집행위원도 동료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동료들이 자꾸 생각난다"며 "후배 경찰관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는 모범공무원증을 꺼내 들며 장기간 성실하게 근무한 경찰관들까지 잠재적 비위 대상으로 취급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출정식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경찰청 정문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근조화환 50여개가 줄지어 놓이기도 했다.

경찰청 정문 앞을 메운 화환에는 '경찰관 30년 장기근속이 죄인가' '강제순환 즉각 철회하라!' '현장 억압하는 감찰 증원 반대' '무능한 경찰청장 직무대행 사퇴하라' '지휘정신 사망! 지휘부는 직을 걸고 조직원 수사권 수호에 임하라' 등 지휘부를 향한 날 선 문구가 빼곡히 적혔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순환인사 규탄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2026.08.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순환인사 규탄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투쟁위는 출정식을 마친 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항의서한도 전달했다. 서한에는 ▲강제 순환인사 방침 전면 폐지 ▲감찰 부서 증원 계획 철회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공식 사과 ▲지역 유착 관련 객관적 자료 공개 ▲공동투쟁위원회와의 공식 면담 개최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이번 반발은 경찰청이 '장윤기 사건' 등 연이은 비위 논란 이후 지역 유착을 차단하겠다며 기존 총경·경정 중심이던 타 시·도 순환근무를 내년 상반기까지 경감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청은 감찰 기능 강화를 위한 감찰 인력 증원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장 경찰들은 이번 대책이 일부 비위의 책임을 일선 경찰관들에게 떠넘기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투쟁위는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직협 회장단 연석회의를 열어 경찰청에 정책 추진 배경 설명과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한 대화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경찰청이 정책 재검토를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매주 월요일마다 집회를 이어가고, 집회 때마다 5~10명씩 참여하는 릴레이 삭발도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8.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순환인사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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