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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수렴부터 삐걱거리는 '대입 개편'…이번엔 성공할까

등록 2026.08.14 10:04:04

국교위, 대입 제도 개편 의견 수렴 보고

공론화 절차·의견 대표성 등으로 충돌

"시기상조"vs"1기 국교위부터 논의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위원회 2026년 제8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8.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위원회 2026년 제8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창의력과 질문하는 힘을 요구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오지선다형·암기 중심 학습 및 평가가 소명을 다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학 입시 제도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개편을 위한 의견 수렴 및 숙의 계획을 내부 보고하는 단계부터 난관에 봉착하면서 오는 10월 말 발표될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 관련 내용이 완성도 있게 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전날 '2026년 제8차 회의'를 열고 '대입 제도 관련 의견 수렴 계획(안)'을 보고했다. 이달 중 인천·전남광주·대구에서 각 지역 학생·학부모·교사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미래 대입 제도 방향에 대한 현장 토론회'를 개최하고, 국민참여위원 중 200명이 1박2일 간 개편 방향성과 내신·수능 서·논술형 도입을 논의하는 안이 보고됐다. 이달 14일부터 28일까지 국교위 국민의견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의견 수렴을 병행한다는 계획도 함께 안내됐다.

전체회의에 참석한 대다수 위원은 표본의 대표성 부족, 공론화 방식의 부적절성 등을 지적하며 대입 제도 개편이 또다시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연취현 위원(법률사무소 와이 대표 변호사)은 "소규모 토론회가 인천·전남광주·대구에서만 진행되는데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학부모나 지역의 의견은 어떻게 수렴할 것이냐"며 "국교위 온라인 의견 수렴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지 않고 국민참여위원회에서 1박2일 동안 숙의하는 것이 전부다. 이것이 정말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대입 제도 개편안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건 위원(전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공동의장)은 "수능에 서·논술형이 도입된다고 가정했을 때 대학 재정, 학생 선발 방식, 유·초·중·고 교육과정, 교사 처우 등 모든 것에 대해 논의해야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다"며 "하반기에 여론의 파도에 휩쓸려서는 거대한 개혁의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 등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은 이미 오랜 논의를 거친 사안으로, 대학은 상당 부분 준비를 마쳤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오봉 위원(전북대 총장·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은 "서·논술형 도입 관련 논의는 전임 국가교육위원장 시절에도 많이 했다. 국가교육위원장이 바뀌었지만 국교위의 연속성을 보면 이것은 많은 논의를 거쳐온 사안"이라며 "대학은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국교위는 미래교육 방향을 논의하며 토론하고 준비해야 한다. 어떤 방향을 정해서 가는 것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고, 언제 결정이 날지는 모르지만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을 비롯한 대입 제도 개편은 진영을 막론한 교육계의 숙원이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체제의 1기 국교위에서도 수능 이원화, 고교 내신 절대평가 및 외부평가제 도입 등이 검토된 바 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전문위원회(전문위)는 수능Ⅰ은 모든 수험생이 공통으로 응시하고 수능Ⅱ는 선택 과목으로 구성하되, 기존 오지선다형 문제에 더해 서술형과 논술형 문항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같은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이 모든 고교에 동일한 중간·기말고사 문제를 출제 및 채점하는 방식도 함께 검토됐다.

그러나 당시 전문위가 수능 이원화 등 쟁점 사안을 밀어붙인다는 의혹과 외부 유출 논란이 불거지며 해체·재구성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후 국교위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동력을 잃고 무산됐다.

대학 총장들 사이에서는 '수능 자격고사화'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이다. 2023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8학년도에 현행 수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4.1%에 그친 반면, 응답자의 51.8%는 수능 자격고사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6월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6.06.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6월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6.06.04. [email protected]


대입 제도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서·논술형 도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날 전체회의에서 손덕제 위원(능소중 교감)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이제 막 적용된 시점에서 그 부작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내신 수능 절대평가, 서·논술형 수능까지 한꺼번에 논의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수능 내신 개편에 앞서서 현장 적합성과 현실 가능성이 먼저 검토되고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교위가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들은 서·논술형 도입이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고 현실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2024년 7월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미래 사회 대비 대학 입시 제도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학생 520명·교사 506명·학부모 509명 등 총 1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모든 집단이 논술 전형은 학교 교육 정상화에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특히 교사와 학부모 집단은 논술 전형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정도가 가장 크다고 지목했다.

현실성이 낮은 데다 신뢰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작성한 '미래형 대입제도 모색과 교육 현장 안착 방안 연구' 보고서는 "수능에서 서·논술형이 도입되는 데에 많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점 방식 및 공정성 문제, 소송 및 법적 분쟁 가능성, 대학 채점의 실효성 문제, 출제 및 채점 관리 문제 등으로 현실적인 적용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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