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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믿은 내가 바보"…외신이 전한 코스피 개미들의 눈물

등록 2026.08.14 11:50:03수정 2026.08.14 12:17:35

BBC "코로나·외환위기급 조정"…집 마련·창업 자금까지 투자했다 손실

AI 열풍에 '빚투·몰빵' 확산…개인투자자 120만 계좌 마진콜

[서울=뉴시스] 13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주가지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8.14.

[서울=뉴시스] 13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주가지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8.14.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타고 급등했던 코스피가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외신이 조명했다. 특히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확산한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약 120만 개의 개인투자자 계좌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한 것으로 추산됐다.

13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주가지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열풍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주가 급등락하면서 지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금융서비스업체 BNY의 위 쿤 총은 코스피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역사상 "가장 가파른 조정 가운데 하나"를 겪었다며 코로나19 사태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의 급락에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올해 초 이후 두 배 넘게 상승해 지난 6월 중순 9000선을 돌파했지만 불과 몇 주 만에 5500선까지 추락했다. 이후 현재는 6800선 안팎까지 회복했다.

특히 기술주 급등기에 빚을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 분석가 토비아스 레거는 수개월간 이어진 기술주 상승이 투자자들 사이에 "극도의 도취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일부가 대출까지 받아 투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달 말까지 한국 개인투자자 계좌 약 120만개가 마진콜에 직면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국 생산가능연령 인구 약 30명당 1명꼴이다.

"한국 증시 믿는 내가 바보"…코스피 급락에 개미 '눈물'

BBC는 증시 급등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올해 말 결혼을 앞둔 은행원 김용준 씨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모아둔 자금을 기술주에 투자했다가 지난달 2000만원가량을 잃었다. 7월 한 달 동안 그의 기술주 투자자산 가치가 약 25% 급락한 탓이다.

김 씨는 "손실을 만회하려면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라며 "주변에는 저축한 돈을 '올인'해 나보다 훨씬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투자한 김웅사 씨도 큰 손실을 입었다. 그는 올해 초 직장에서 받은 보너스의 절반가량을 SK하이닉스 주식에 투자했다. 주가는 한때 4배까지 올랐지만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하면서 현재 약 3억원인 그의 투자금은 고점 당시 평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김 씨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엔비디아 투자로 1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뒤 수익금 대부분을 SK하이닉스에 넣은 직장인 박찬용 씨도 약 1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오는 10월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기 위해 마련하던 자금이었다.

박 씨는 "주가 움직임이 항상 합리적인 이유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때로는 도박과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투자 가능한 현금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올인'한 개인투자자 박영지 씨도 평가액이 한때 4500만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급락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을 믿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진다"면서도 반등을 기대하며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한 '포모(FOMO·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도 기술주 쏠림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생 이수민 씨는 친구와 돈을 모아 SK하이닉스에 투자했지만 주가가 고점을 기록했을 당시 매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은 다른 주요국 증시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벤짐라는 일본 닛케이225 등 기술주 비중이 높은 지수가 코스피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증시나 일본 토픽스(TOPIX)처럼 업종이 다양하게 분산된 대형 시장에서는 코스피와 같은 수준의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락이 특히 젊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 투자와 특정 기술주에 대한 '몰빵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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