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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트링' 허윤정 "월드 투어 재개...기다렸다는 해외 팬들 감사"

등록 2021.10.25 0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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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올해 결성 10주년…국악한류 선봉
28일부터 영국~네덜란드·~벨기에서 공연
'2021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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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블랙스트링. 2021.10.25. (사진 = 엔플러그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4인조 국악 그룹 '블랙스트링' 이름은 거문고를 뜻한다. 거문고의 어원으로 꼽히는 '검다'(Black)와 '현(絃)'을 가리키는 '스트링'을 결합했다.

동양에서 검정과 현은 각각 우주와 사상의 높은 경지를 은유한다. 블랙스트링의 음악을 듣다, 블랙홀에 빠진 듯 무아지경(無我之境) 경지에 이르렀다고 많은 해외 음악 팬들이 고백하는 이유다.

'거문고 명인' 허윤정(서울대 교수)을 중심으로 오정수(기타), 이아람(대금·양금), 황민왕(아쟁·장구)으로 구성됐다. 2011년 한영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위해 결성된 이후 국내외 월드뮤직·재즈 축제에 출연하며 각광 받아왔다.

국악에 단단한 뿌리를 둔 현대적인 곡들을 들려주고 있다. 덕분에 해외 음악 팬들은 왜 국악이 좋은지와 어떻게 좋은지를 두루 알게 됐다. 국악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블랙스트링의 본령이 됐다.

국악 그룹 최초로 독일 유명 재즈 음반사 '액트(ACT)'를 통해 정규 1집 '마스크 댄스(Mask Dance)'(2016), 2집 '카르마(Karma)'를 발매했다. 2018년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월드뮤직 잡지 '송라인즈(Songlines)' 음악시상식 '송라인즈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뮤지션 처음으로 수상했다.

올해 결성 10주년을 맞은 블랙스트링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해외진출 선봉에 나선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1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를 통해 오는 28일 영국 런던 그랜드 정션(Grand Junction), 2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빔하우스(BIMHUIS), 30일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Bozar)에서 현지 팬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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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러시아 관객이 인스타그램에 한국어로 남긴 블랙스트링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연 반응. 2021.10.25. (사진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2015년부터 시작한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는 재외 한국문화원·해외 문화예술기관들과 협력해 국내 우수 공연과 전시를 해외 현지 수요에 맞게 소개하는 사업. 블랙스트링은 이 사업을 통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작년 3월 초에 미국 투어를 성료했다.

코로나19 전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마지막 공연이었다. 블랙스트링은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 공연하며 이 사업 재개의 앞자리에도 서며 '희망의 끈'을 이어가게 됐다.
 
최근 삼성동 엔플러그에서 만난 허윤정은 "유럽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간 해온 월드 투어가 헛되지 않았구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허윤정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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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21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 러시아 '블랙스트링' 공연. 2021.10.25. (사진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지난달 러시아 공연을 잘 끝내셨습니다. 무려 1년6개월 만의 해외 공연이었죠?

"이전 마지막 투어가 작년 3월 초 미국이었어요.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기 직전에 투어를 했는데, 이곳저곳에서 확진자 소식이 따라다녔어요. 다행히 투어를 잘 마치고 귀국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막힐 줄은 몰랐습니다. 러시아는 개인적으로는 정보가 없는 곳이었고, 이번에 처음 가봤어요. 관객들이 참 젊었고 역동적이더라고요. 한국을 참 좋아해주셨어요."

-블랙스트링은 해외 공연이 많은 팀인데, 코로나19 기간 많이 힘드셨을 거 같아요.

"모든 공연이 취소됐어요. 그런데 저희보다 젊은 팀들의 타격이 심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카카오 같이가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배들과 함께 온라인 공연을 열기도 했죠. 이후에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고민도 생겼죠. 기존 뮤직비디오·공연 영상을 다시 만들기도 했어요. 국내에서 열심히 공연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번 영국·네덜란드·벨기에 투어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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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블랙스트링 허윤정. 2021.10.25. (사진 = 엔플러그 제공)

"너무 신나죠. 저희가 놀던 곳도 있고요, 무엇보다 기다리는 관객들이 있어서 설렘이 큽니다. 1집을 내고 열심히 활동을 한 다음, 2집 발매 뒤 뉴욕 링컨센터에 갔는데 관객들이 저희를 기다리셨다는 느낌이 확 드는 거예요. 이번에도 그럴 거 같아요. 영국은 개인적으로 교류의 역사가 있는 곳이고요. 네덜란드는 블랙스트링으로서는 처음 공연하는데 좋은 뮤지션들과 투어를 한 좋은 기억이 있죠. 벨기에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열정적인 음악 팬들이 있는 곳입니다."

-K팝을 중심으로 한 세계 한류 팬이 1억명이 넘었는데, 우리 전통음악에 대한 해외 팬덤도 블랙스트링을 중심으로 구축이 돼 왔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실감하고 계시죠?

"학문적으로도 깊숙하게 들어가는 거 같아요. 외국 대학에 한국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한국인 연구자를 계속 뽑더라고요. 우리음악이 더 주목받기 위해선 더 노출이 돼야 합니다. 과거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공연했을 때, '왜 바르셀로나에선 안 해주시나요'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현지 투어도 연속적으로 해야죠. 유명 록밴드 투어를 따라다니며 즐기는 팬들이 많잖아요? 저희도 미국 투어 때 함께 다니신 팬들이 있었어요. 투어 다니면서 제일 어려운 점은 잘 먹고 잘 자는 건데,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같은 프로그램 덕을 많이 입었죠. 현지에서 음악을 살 수 있으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어요. 음반 매장에서 살 수 있으면 더 가깝다고 느끼거든요."

-이번 유럽 투어에서 들려주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하셨나요?

"2집 위주로 공연하면서 1집이 하이라이트로 들어가요. 올해 저희가 결성 10주년이라는 사실이 중심이 될 거예요. 기념 타이틀은 '로드 오브 오아시스(Road Of Oasis)'예요. 기존에 잘 알려진 '실크 로드'엔 한국이 빠져 있어요. '오아시스 로드'는 동방의 끝, 한국부터 포함하죠. 저희 10년을 돌아보니까 해외 뮤지션들과 협업의 역사더라고요. 12월1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여는 저희 10주년 기념 공연에 저희와 함께 하셨던 분들이 영상을 통한 아트워크로 등장합니다. 2집에 참여한 기타리스트 응우옌 레(Nguyên Lê) 등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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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블랙스트링. 2021.10.25. (사진 = 엔플러그 제공)

-작년과 올해 광주 아시아문화원이 연 'ACC월드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도 맡아 훌륭히 축제를 치르셨습니다.

"전통 음악의 보고인 지역 특성을 잘 살리고 싶었어요. 남도 음악이라는 장르로 탱고·보사노바·아이리시 못지 않은 메시지를 던져보고 싶었죠. 코로나19로 작년엔 영상으로 대체했는데 올해 대면으로 치르면서 초청 공연뿐만 아니라 제작도 했죠. 굿을 주제로 한 이머시브 공연, 우리 판소리의 여성들을 모은 정은혜 씨의 공연이 대표적인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예전부터 거문고 연주자로서 주목 받으셨지만, 블랙스트링 10년은 또 다른 의미일 거 같습니다.

"2011년 런던 연주가 계속 떠올라요. 아람 씨랑 폴란드 투어를 했고 런던 공항에서 정수 씨를 만난 뒤 팀 갈런드(색소폰), 그윌림 심콕(피아노), 아사프 시르키스(드럼)와 함께 3일가량 리허설을 하고 연주를 했죠. 갈런드 집에 카펫을 깔아 홈 레코팅 시스템을 만들고, 연습을 하는데 우리의 칠채 장단을 신나게 연주했어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우리 멤버들과 블랙스트링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길게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올해는 또 다른 10년의 시작이죠. 이르면 내년에 3집을 낼 예정인데 이 앨범에 수록되는 곡도 10주년 공연에서 연주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영상 2편을 제작하고 있어요. 영화 '기생충' 포스터를 디자인한 김상만 감독님이 함께 해주고 계셔서 든든해요."
 
-최근 국악이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어요. 블랙스트링·잠비나이 같은 팀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성과가 바탕이 됐죠.

"우리나라 문화예술 수준이 엄청나요. K팝뿐만 아니라 전통음악 수준이 놀라울 정도죠. 경지에 이른 명인이 많고, 우리 유산 자체가 대단하잖아요. 고조선의 무천, 부여의 영고 등 제천의식만 봐도 우리 선조는 악가무에 능했어요. 그런 DNA가 지금의 영화 '기생충',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로 이어졌죠. 지난달 러시아 투어 도중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봤는데 감탄하면서 봤거든요. 우리 문화의 저력을 확인한 거죠. 물론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과 홍보 기획력도 중요하다고 봐요. 저희도 훌륭한 기획력을 갖춘 기획자, 많은 분들의 강력한 지지에 힘 입어 해외 분들을 만날 수 있었죠. 그런 기회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알려지는 팀들도 많아질 거예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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